[사설] 민주당은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 협조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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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의석을 내세워 몽니 부리는 더불어민주당
헌법재판관 3명 퇴임하는데 후임자 선임 미뤄
국정 공백 장기화 노려 ‘헌재 마비’ 꼼수 부리나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17 00:02:02

헌법재판소가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이 낸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함으로써 ‘기능 마비’의 위기를 가까스로 피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 헌재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임기를 마치는 재판관들의 후임자 선출이 순조롭게 진행되어야 한다는 여론이다. 특히 다수 의석을 내세워 몽니 부리는 더불어민주당은 법과 상식을 바라는 국민의 요청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앞서 이진숙 방통위원장은 사건 심리에 재판관 9인 중 7인 이상이 필요하다고 규정한 헌재법 제23조 1항에 대해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국회의 탄핵 소추 의결로 직무정지 상태인 이 위원장이 헌법재판관 정족수 부족으로 자신에 대한 탄핵 심판 절차가 정지되는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에서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헌법 수호의 최후 보루라고 일컬어지는 헌재는 재판관 9인으로 구성되며 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 그런데 재판관 중 3인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자를 임명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문제가 되는 상황은 17일 헌법재판관 3명이 동시 퇴임하는데 국회가 후임자 선출을 미루고 있어 발생한 것이다.

사건 심리에 필요한 재판관이 7인 이상인데, 3인이 퇴임하고 후임자가 채워지지 않는다면 헌재는 아무런 기능을 하지 못하는 ‘식물 헌재’의 위기에 처하게 될 상황이었다. 이에 이진숙 위원장 측에서 일시적이나마 돌파구를 마련해 위기를 넘긴 것이다. 이 위원장 개인에게나 국가적 차원에서나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재판관 6인 체제의 헌재가 9인 체제와 다름없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것일까. 형식적으로는 그렇다고 볼 수 있다. 6인 체제로도 심리와 결정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하지만 이 체제를 두고 ‘최소한의 비상조치’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은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사안이 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재판관의 만장일치를 요구하며 그만큼 헌재 결정 요건이 엄격해진다는 걸 의미한다.

물론 권한쟁의 등 일반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재판관 과반 찬성으로 헌재 결정이 이뤄진다. 9인 체제에서는 5명, 6인 체제에서는 4명 이상의 찬성을 요하는 것이다. 하지만 법률 위헌·탄핵·정당 해산·헌법소원 등의 인용 결정과 헌재가 판시한 헌법 또는 법률의 해석 적용에 관한 의견 변경에 대해서는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 9인 체제든 6인 체제든 관계없이 재판관 6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다. 그러므로 6인 체제에서는 단 한 명의 반대가 나와도 결정할 수 없다.

6인 체제의 헌재가 형식적으로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요건을 갖추고는 있으나 내용적으로는 의견이 갈리는 사안의 경우 결정이 내려지기 어려운 체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임기를 마친 재판관 충원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헌재는 헌정 질서의 혼란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미봉책을 내놓았으나 앞으로 후임자 선출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재판관 충원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 기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하는 불완전한 체제가 지속될 것이다.

이 혼란의 배경에는 민주당의 횡포가 있다. 2000년부터 국회에서 선출하는 헌법재판관 3명은 여야가 각각 1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1명은 여야 합의로 결정하는 것이 관례로 지켜져 왔다. 그런데 민주당이 느닷없이 다수 의석을 내세워 ‘재판관 2인 추천권’을 주장하고 나서며 몽니를 부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국정 공백의 장기화를 노리고 일부러 헌재를 마비시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와 국민은 안중에 없이 극도의 정치적 이기심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민주당의 속셈을 우리 국민은 다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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