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규제강화법? “기업 성장 가로막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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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인협회·법무법인 광장 공동 세미나 개최
이사 충실의무 확대시 기업의사결정 어려워
소액주주 보호 아닌 행동주의 펀드 확대될 것

허승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06 13:46:33

▲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6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법무법인 광장과 공동으로 지배구조 규제 강화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연합뉴스

현재 논의되고 있는 지배구조 규제 강화법안이 정상적인 기업 활동을 저해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상법 개정으로 인한 일반 주주의 실익도 오히려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6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법무법인 광장과 공동으로 ‘지배구조 규제 강화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최근 기업들은 내수 부진 장기화 보호무역주의 강화 글로벌 경쟁 격화 등으로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도 국회에서는 기업에 부담이 되는 지배구조 규제 강화 법안이 다수 발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사의 충실의무 관련 발제를 맡은 김경천 광장 변호사는 그간의 논의 경과와 도입 찬반론에 관해 설명한 후 주주로 확대의 문제점을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주주의 이익이란 개념은 그 모호성 때문에 이사의 행위 지침으로 충분히 기능하기 어렵다”며 “일부 주주들이 민형사상 책임을 과도하게 추궁하면서 경영진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거래 안정성이 저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합병 주식 병헙 물적 분할 후 자회사 상장 등 자본거래 자체가 저해될 가능성도 있다고 강조했다.

감사위원 전원 분리선출 관련 발제를 맡은 김태정 광장 변호사는 이번 국회에 발의된 개정안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2020년 개정된 현행 상법에서 이미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회사에 대해서는 감사위원 1인 분리 선출을 의무화했고 그 부작용으로 행동주의 펀드들의 활동이 확대되고 있고 특히 분리 선출 감사위원 선임 관련 안건이 주된 타켓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감사위원회 위원은 최고 3인 이상이고 사외이사가 3분의 2 이상이어야 한다”며 “대규모 상장사는 이사회 과반수가 사외이사여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대주주의 경영권이 취약해지고 글로벌 헤지펀드의 공격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7명으로 구성된 이사회의 경우 이사 3명이 소주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는 감사위원으로 채워진다면 나머니 1명의 사외이사가 실질적인 캐스팅 보트를 갖게 된다는 분석이다.

집중투표제 의무화 관련 발제를 맡은 김수연 광장 연구위원은 “현행법상 집중투표 도입이 원칙이고 이를 배제하려면 대주주 의결권을 3%로 제한한 상황에서 정관을 변경해야 하므로 집중투표제 도입 여부에 대해 소수 주주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다”고 전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를 선임하는 투표를 할 대 각 주주에게 뽑은 이사의 수만큼 의결권을 주는 제도다.

또 집중투표제를 의무로 한 국가는 러시아·중국·대만·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에는 의무제인 나라가 없어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논의 중인 상법개정안은 기업 경영진의 의사결정 권한을 불필요하게 제한해 기업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와 성장을 가로막는 기업성장 족쇄법이 될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허승아 기자 heosa@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