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 다시 고개 드는 ‘3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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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 강화·국제유가 상방 요인 작용
당선 이후 원·달러 환율 1400원대 고환율
환율發 수입물가 상승에 안정세 물가 ‘찬물’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11 13:50:21

코로나19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이어지며 국제유가와 물가가 치솟고, 지정학적 위기에 따라 원·달러 환율도 높아졌던 ‘3고(高)’의 악몽이 재현될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석유정보사이트 페트로넷에서 최근 발표된 국제유가 주간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11월4일~11월7일)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의 주간 평균 가격은 전주(10월28일~11월1일) 대비 3.0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첫째 주 브렌트유 주간 가격은 배럴당 75.29달러였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같은 기간 배럴당 68.39달러에서 71.88달러로 3.49% 올랐다. 두바이유도 배럴당 72.1달러에서 73.73달러로 1.63% 올랐다.

미국 대선이 있었던 이달 첫째 주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인 것이다.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등의 정책을 펼 경우 국제유가는 다시 상승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환경 규제에 소극적이고 석유·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적극 활용하는 기조를 보이고 있어 생산 확대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 요인도 상존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의 재집권이 확실시된 이후 원·달러 환율은 약 7개월 만에 다시 1400원대까지 상승했다. 11일 기준으로는 1300원대 후반까지 내렸지만, 대선 직후 1400원선에서 오르내렸던 만큼 환율 안정세라고 보기는 어렵다.

재선 이후 중국과 갈등이 심해질 거라는 예상과 지정학적 리스크·아시아 통화 약세 등은 환율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 기조와 대규모 감세 공약도 강달러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환율이 오르면 1%대 물가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소비자물가도 상승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물가도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를 인상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상황상으로도 내년에 전기요금·교통요금 등이 인상을 목전에 두고 있어 물가는 안정세에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특히 전기요금의 경우 한국전력의 적자와 부채가 누적돼 있는 상황에서 정상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최근에도 산업용 전기요금만 인상했기 때문에 가정용 전기요금은 내년에 인상될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이 경우 공공요금발 물가 인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도 7일 경상수지 브리핑에서 “환율이 많이 오르면 원유 등 원자재 수입액이 늘어 경상수지나 무역수지 흑자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이 수입 물가를 통해 국내 소비자물가 등에 미치는 영향도 한은 조사국이 더 면밀히 살펴보고 수정 전망에 반영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