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수도권 도청소재지도 ‘특례시’로 지정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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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전주시, 관공서와 행정 수요는 광역시 수준
도시화, 교통·통신 발달 따른 행정 환경 등 고려
저출생과 수도권 집중화가 ‘지방 소멸’ 주된 원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07 00:02:01

세계화·지방화는 시대의 흐름이다. 이른바 글로컬(glocal) 시대다. 하지만 국민 상당수는 지방자치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지방자치는 필요한데 중앙집권적 행정 체계, 단체장과 지방의회의 행태 등에 대해선 부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인 이율배반적 현실을 보이고 있다.

진정한 지방자치는 지방분권이 뿌리내리는 데서 출발한다. 궁극적으로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이 구현돼야 한다. ‘특례시’는 그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인구 100만 명이 넘는 지방자치단체를 ‘특례시’로 지정하는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따라 2022년 1월 경기도 수원·고양·용인시와 경상남도 창원시가 특례시로 거듭난 바 있다.

특례시란 기초단체의 법적 지위를 유지하면서 광역시 수준의 행정과 재정 권한을 부여받는 지방행정 모델이다. 행정적 명칭인 만큼 특별시나 광역시와는 달리 도시 명칭은 현행대로 유지된다. 예컨대 특례시는 기존 광역단체(도)에서 했던 건축법에 따른 건축물 허가(51층 미만 또는 연면적 20만㎡ 미만), 지방공기업법에 따른 지역개발채권 발행, 지방자치단체 출연 연구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방연구원 설립 및 등기, 농지법에 따른 농지전용허가 신청서 제출, 지방공무원 정원 범위에서 책정하는 5급 이하 직급·기관별 정원 등 사무를 직접 처리할 수 있다.

특례시는 이처럼 189개 사무 권한이 중앙에서 지방으로 이양되는 등 자치권이 주어진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제적인 변화를 위해 인사권 등 과감한 권한 이양과 재정 자주권 확보 등이 긴요하다.

문제는 인구 50만 명 이상 100만 명 미만 도시 중 광역시 못지않게 행정 수요가 많은 도청 소재지도 특례시로 지정해야 한다는 점이다. 청주시(88만6000명)와 전주시(65만 명)의 경우 인근 시·군에서 출·퇴근하는 실제 생활 인구와 행정 수요는 100여만 명에 달한다. 전주 지역의 생활 인구에 대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하루 최대 125만여 명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책 결정과 행정 수행을 하는 관공서 등 주요 기관 분포의 경우 전주 시내 기관수는 264개로 인구 100만 도시인 특례시보다 많고 광역시와 대등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청주 지역 사업체는 5만9000곳으로 인구 100만이 넘는 용인시(4만8000곳)보다 많고, 고양시(6만3000곳)와 엇비슷하다.

현실이 이러하기에 광역시 없는 비수도권의 특례시 지정이 요청된다. 행정안전부 산하 민간 자문위원회인 ‘미래지향적 행정체제 개편 자문위원회(미래위)’가 최근 발표한 ‘지방행정체제개편 권고안’에 비수도권 특례시 지정 기준 완화 항목을 넣은 건 긍정 평가된다. 특례시가 지역 성장의 거점 도시로 기능할 수 있도록 중앙부처와 도의 권한을 특례시에 이양해야 한다는 내용이 권고안에 포함된 점도 기대를 모은다.

특히 미래위는 시·군 통합이 지방소멸 위기 극복의 핵심이라고 보고, 자율 통합이란 원칙하에 충분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통합 시점에 따라 재정 지원을 차등화해 빠르게 통합을 추진할수록 더 많은 혜택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민국에선 지금 ‘지방 소멸’이 현실화되고 있다. 저출생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와 수도권 집중화가 초래한 인구감소가 주원인이다. 2024년 7월 기준 수도권에 총인구의 52.2%(2604만 명)가 거주하고 있어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초과했다. 지방행정체제 개편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대형 이슈다. 따라서 도시화 진행과 교통·통신 발달 등으로 지방 행정환경이 급속도로 변했음을 고려해 행정체제 개편을 추진하길 촉구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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