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 View] 밀란 쿤데라도 벌떡 일어날 카톡 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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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유이 문화팀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07 00:02:40

국내 정보기술(IT) 기업 카카오와 챗GPT 개발사 오픈AI가 4일 공동 제휴를 발표했다. 카카오 측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상상할 수 있는 서비스 모두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AI 최고의 파트너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에 네티즌들은 “AI를 활용한 더욱 강화된 검열” “공식적으로 한국인 데이터 넘긴다는 거 아녀”라며 난색을 표했다.

한편 지난달 6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민주파출소’가 공개됐다. 민주당은 계엄 이후 난무하는 허위 조작 정보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민주파출소는 유튜버 그라운드씨 등을 ‘불법 비상계엄 내란 동조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는 것으로 모자라 “카카오톡을 통해서도 내란 선전과 관련된 가짜뉴스를 퍼 나르는 것은 충분히 내란 선전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 일반인이라 할지라도 저희는 단호하게 내란 선동이나 가짜뉴스에 대한 내용으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주의 하겠다고 반민주주의적 행동을 일삼는 행동에 여론이 악화되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카카오톡이 가짜뉴스 성역이냐? 지금 이 순간에도 수십 년 전 돌아가신 아버지가 공산당 활동을 하면서 수없이 무슨 몇 명을 죽였느니, 무슨 담배 대금을 떼먹고 도망갔느니, 이런 것들을 아직도 카톡방에 뻔뻔스럽게 뿌리지 않나”며 그런 소문이 있는 줄 몰랐던 사람들에게 스스로 소문을 퍼뜨리며 신경을 곤두세웠다.

실제로 카카오는 윤석열 대통령을 언급한 오픈 채팅방 게시글에 규제 조치를 단행했다. 김규나 소설가는 운영 정책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카카오톡 측으로부터 이용 제한 안내를 받았으며 본지 기자는 단톡방에 본인의 기사를 공유했다는 이유로 이용 제한 조치를 당했다.

한편 카카오 고객센터는 1일 ‘윤석열 파이팅이다 자유민주주의 만세다’는 내용의 김규나 작가 게시글에 대해 “서비스 이용 약관 및 운영정책에 위반 내용이 발견되어 규제 (안내) 조치”한 게 사실임을 밝혔다.

아울러 카카오 측은 “위반 활동의 누적 정도에 따라 추가적인 서비스나 계정 이용 제한이 진행될 수 있고 법령에서 금지하는 명백한 불법 행위나 긴급한 위험 또는 피해 차단이 요구될 경우 즉시 영구적으로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 30일 이내에 소명 및 이의 제기가 없을 경우 해당 게시물은 별도 통보 없이 영구 삭제된다”고 했다.

페이스북에 해당 내용을 공유했던 김규나 작가는 “이게 정말? 광화문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죄가 되지 않는 나라에서? 탄핵 고소해 하는 분들은 이것도 당연하다고 박수칠까?”라며 의문을 표했다.

그는 또 문학작품을 인용해 “밀란 쿤데라의 ‘농담’은 여학생에게 폼 좀 잡아 보려고 ‘트로츠키 만세’라고 썼다가 인생 나락 간 청년의 이야기다.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수용소 군도’를 쓴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스탈린을 비난하는 편지를 친구에게 보냈다가 발각돼 시베리아 강제 노동 수용소로 끌려가 10년을 살았다. 옛날이야기, 먼 나라·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내 자유 내놔’ 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담’은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밀란 쿤데라(1929-2023)의 첫 작품이다. 쿤데라는 1961년경 이 작품의 집필을 시작해 1965년 12월 탈고했다. 탈고 후에도 바로 출판하지 못하고 1년간 검열에 걸려 있다가 1967년 비로소 세상 빛을 봤다. 이 소설에서 쿤데라는 절대 신념과 획일주의를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