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독재·폭력’에 저항한다는 청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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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연세대 등 대학가 ‘탄핵 반대’ 시국선언
“내란죄 프레임으로 비상계엄 정당성 입막음”
“부정선거 검증” “불법 탄핵 각하”에 한목소리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2-19 00:02:02

최근 서울대와 연세대 등 대학가에서 ‘탄핵 반대’ 시국선언 집회가 열리고 있다. 서울대와 연세대에서 열린 시국선언에서, 혹은 국회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학생들은 “부정선거 검증” “불법 탄핵 각하”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 전통적으로 대학생들이 좌편향된 방향감각으로 시국을 바라봤다면 오늘날 우리 학생들의 판단력은 선입견을 배제하고 오로지 사실에 기초한 정보를 관찰·분석함으로써 어느 기성세대보다 더 냉철하게 현실을 진단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선 학생들이 시국선언에서 강조하는 점은 12.3 비상계엄에 과연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내란’의 요소가 있는지를 따져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알다시피 당시 비상 계엄령이 선포됐을 때도 많은 군중이 자유롭게 국회 앞에 모여 의사를 표현할 수 있었고,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등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될 정도로 과도하게 제한된 바가 없기 때문에 ‘내란’이 성립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 계엄령의 위헌성을 판단하려면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정도로 국가가 비상 사태였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것이 선순위라는 것이다. 이는 대통령이 내란죄나 직권남용을 저질렀는지를 판단하기 위해서 먼저 고려해야 할 내용이다. 헌법 제77조와 계엄법 제2조에서는 사회 질서가 극도로 교란되어 행정 및 사법 기능의 수행이 현저히 곤란한 경우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에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밝힌 것처럼 계엄의 근거로 제시된 국회의 탄핵 남발·야당의 정부 예산 삭감 등의 상황에 대해 판단을 내리고, 부정선거 관련 증거들을 검증하는 것이 순서다. 이 단계를 거치지 않고서는 계엄의 위헌성이나 위법성을 논할 수 없다는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을 갖는다.

하지만 이런 절차적 정당성을 무시한 채 오로지 탄핵몰이에 나선 정치권과 언론에 대해 학생들은 분노를 드러냈다. 또한, 비상계엄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국가의 안정과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대통령의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하며, ‘내란죄 프레임’으로 진실을 가둠으로써 국민의 생각과 입을 틀어막는 시도를 강력히 비판했다.

하지만 서울대와 연세대 모두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방해하고 맞불을 놓기 위한 ‘탄핵 찬성’ 집회도 있었다. ‘탄핵 찬성’의 자리에 서 있던 학생들 대다수도 자신들이 정의와 진실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일례로 이한열 열사를 선배로 둔 연세대 학생들의 경우 이한열로 상징되는 ‘독재에 대한 저항 정신’을 기치로 삼고 있을 터이다.

그들에게 묻는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진정으로 저항해야 할 ‘독재’와 ‘폭력’의 주체는 과연 무엇인가. 입법부 권한을 남용하며 정부 예산의 무차별 삭감과 같은 정치적 폭주 행태를 보이고 있는 정당은 어느 정당인가. 사법적 정의가 아닌 정치적 계산에 의해 대한민국 사법체제를 좌지우지하려는 정당은 과연 저항의 대상이 아닌가. 정치적 힘을 가진 세력이 자주적이고 공정한 민주주의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밀어붙이는 모습을 우리는 지금 목격하고 있지 않은가. 이 나라는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이러한 현실 속에서 ‘독재’와 ‘폭력’에 저항하는 청년들이 정말로 이한열 열사의 정신을 존중한다면, 그들의 저항의 방향은 달라야 한다. 오늘날의 정치적 상황에서는 저항의 대상이 훨씬 복잡해졌다. 정치적 권력을 가진 거대 야당이 입법부와 사법부의 권한을 남용하며 독재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들의 정치적 행태가 교묘하게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국가의 민주주의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기 때문이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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