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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낮 대규모 반이민 집회가 열...'))
영국 런던 도심에서 13일(현지 시간) 낮 대규모 반이민 집회가 열렸다. BBC·가디언 등에 따르면 현지 자국중심주의 운동가 토미 로빈슨(42)이 ‘왕국을 하나로’(Unite the Kingdom)를 내걸고 개최한 이 집회에 (경찰 추산) 약 11만 명의 지지자가 운집했다. 영국의 정식명 ‘유나이티드 킹덤(UK)’이란 잉글랜드·웨일즈·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 4개 지역의 통합체임을 뜻한다. 이 정체성 회복의 요구를 슬로건에 담은 것이다.
집회 주도자 로빈슨이 엑스(X·옛 트위터)에 “오늘 런던은 우리의 중요한 권리 중 하나인 표현의 자유 수호를 위해 당당히 서 있다”고 적었다. 불법이민 반대 집회에 ‘표현의 자유’가 거론된 것은 불법이민 비판 내지 불편함을 토로하면 혐오 표현으로 처벌받아 왔기 때문이다. 화이트홀(트라팔가 광장~국회의사당 방면 도로) 지역의 시위대는 영국 국기 유니온잭과 구성체들 각각의 깃발들을 들고 키어 스타머 총리를 성토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국기를 들었거나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쓴 이들도 눈에 띄었다. 팻말과 깃발엔 ‘(난민)보트 중단’ ‘(불법이민자) 본국 송환’ 등의 구호가 적혀 있다.
로이터통신은 집회 참석자들이 “우리나라와 자유로운 발언을 되찾고 싶다”며 “불법이민을 막아야 한다. 토미를 믿는다”고 말한 것을 보도했다. 일부 참석자가 10일 낮 미국 유타주 유타밸리대 토론회에서 저격에 숨진 미 마가 활동가 찰리 커크를 애도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가디언에선 “찰리 커크 살해 사건이 극우 집회의 지지 세력 결집에 활용된다”고 지적했다. 가디언뿐 아니라 서방 세계 대다수의 레가시 미디어가 같은 입장을 보였다.
이날 런던 집회엔 프랑스·독일·덴마크의 동조자들이 참석한 것 또한 눈길을 끌었다. 저서 ‘국가의 자살’로 유명한 프랑스 보수 정치인 에리크 제무르는 연단에 올라 “우리 국민의 자유가 위험에 처했다”며 “여러분과 우리 모두 과거 식민지였던 나라들에 의해 식민지화되는 중”이라고 말했다. 독일에서 지난 총선 때 돌풍을 일으켜 득표율 2위를 기록했으나 연정 파트너에서 제외 당한 독일대안당(AfD) 페트르 뷔스트론 연방 의원은 “여러분의 적이 우리의 적, 여러분의 싸움이 우리의 싸움”이라며 적극적인 연대를 표명했다.
서유럽 각국의 자국중심주의 정당을 공개 지지해 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역시 화상을 통해 ‘영국의 정권 교체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고수위의 발언을 했다. “다음 선거가 언제든 그때까지 더 기다릴 수 없다. 의회를 해산해 새로운 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또 “우리의 친구 찰리 커크가 이번 주 냉혹하게 살해당한 것을 좌파 분자들이 공개 축하하고 있다”면서 “좌파란 살인 정당”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들이 바로 그런 자들”이라며 목소리 높였다.
한편 러셀 광장 근처에선 ‘파시즘 반대’ 시위가 열렸다. 약 5000명 참가자들이 팻말에 ‘극우에 맞서는 여성들’ ‘토미 로빈슨 반대’ ‘난민 환영’ 등 구호를 적어들고 나섰다. 양측 간 충돌이나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런던 전역에 1600명 이상의 경찰관이 배치된 가운데 이날 경찰과 몸싸움을 벌인 9명이 체포됐다. 로이터통신은 영국 사상 최대 규모의 망명 신청자 상황을 맞아 이민 문제가 경제 침체보다 중요한 정치 쟁점으로 부상했다고 짚었다.
올해 들어서만 이미 약 2만8000명이 소형 보트로 영국에 들어왔다. 프랑스 측 칼레해협을 거쳐 오는 경우도 있어 영국·프랑스가 7월 ‘원 인, 원 아웃’(One in, one out) 협정을 맺었으며 이에 의거해 다음 주부터 불법입국자를 출신 국가로 돌려보낸다. ‘원 인, 원 아웃’이란 2010년대 초 영·프 간 해협의 이민자 통제 방안을 설명할 때 언론에서 붙인 별칭으로, 영국이 난민 1명을 받아들이면 프랑스 측에서 기존 수용자 1명을 다시 데려간다는 식의 쿼터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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