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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도매시장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국제학술대회와 토론회가 12일 국회박물관 내 국회체험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법제연구원과 여야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학계와 농민단체, 소비자단체,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참여해 국내외 제도 비교와 제도 개선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행사는 오후 1시30분 개회식을 시작으로 두 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제1세션에서는 대만·일본·한국의 농산물 도매시장 운영 현황을 살폈고 △제2세션에서는 한국 도매시장의 발전 방향을 주제로 토론이 이어졌다.
리황자오 대만 국립중흥대 교수는 “대만은 농민단체와 공공기관이 도매시장을 공동 운영하면서 수수료를 낮춰 농민을 보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츠쿠바대 우지에 기오카즈 교수는 “일본은 2018년 도매시장법을 개정해 도매시장법인과 중도매인 모두 직거래가 가능하게 되면서 다양한 거래방식을 촉진했다”고 발표했다.
김윤정 한국법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국 도매시장은 소수 민간법인이 상장거래를 독점하면서 독과점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며 “이는 공정거래법상 시장분할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현행 경매제 중심 거래 방식이 소규모 농가에 불리하고 유통단계를 불필요하게 늘려 소비자 가격 상승과 생산자 수취가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제2세션에서는 농민·유통업계·소비자 단체 등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엄재성 경북농민사관연합회 사무총장은 “경매제 구조는 농민에게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지 못한다”며 “강서도매시장을 시장도매인 전용시장으로 개편해 다양한 출하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용만 한국마트협회 회장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직거래를 확대하는 반면, 중소마트는 도매시장 의존도가 높아 가격 변동성과 물류비용 증가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정부 지원이 대형마트에 집중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매시장에 중소상인을 위한 배송센터 등 기반시설이 없어 근본적인 유통 개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토론회에서는 공영도매시장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저비용·고효율 체제로 전환돼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단기 과제로는 중앙도매시장에서 경매제를 유지하되 소속제를 폐지하고, 정가·수의매매 확대와 함께 지방도매시장에는 시장도매인제를 도입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특히 강서시장을 시장도매인 전용시장으로 개편하고 스마트 물류시설 및 저온창고 등 현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집중됐다.
임성찬 한국시장도매인연합회 회장은 “강서시장이 시장도매인제 모델로서 물가 안정과 농산물 가격 안정에 기여하겠다”며 “생산자·중소상인·소비자 모두를 위한 도매시장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논의가 한국 농산물 유통시장의 전환점을 마련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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