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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란 어떤 역할을 해야 하고 우정은 어디까지 가능할까. 로맨스가 우정보다 먼저여야 한다는 통념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던 진리가 아니었다.
과거에는 배우자 이상으로 친구와 마음을 나누는 것이 중요했다. 사랑과 우정은 서로 동등한 개별적 관계였으며 우정은 얼마든지 깊어질 수 있었다.
‘낭만적 우정과 무가치한 연애들’의 저자 라이나 코헨은 인종·종교·성별·섹슈얼리티는 다르지만 삶의 중요한 부분들을 친구와 함께하는 이들을 찾아 나섰다.
그들은 함께 살며 아이를 키우고 병원에 함께 다니며 유언 집행을 맡겼다. 하다는 통념에서 벗어나 자신들만의 새로운 관계 공식을 써 내려갔다.
해병훈련소에서 만난 캐미와 틸리는 캐미의 남자친구와 틸리의 갈등 때문에 잠시 멀어졌던 적이 있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 사이다. 캐미는 이제 데이트 상대에게 자신에게는 언제나 틸리가 1순위라는 점을 명확히 한다.
나이가 20살 가까이 차이 나는 존과 에이밀리는 서로를 ‘비로맨틱 생활동반자’로 소개하며 어느 파티든 함께 참석한다. 존의 유언장에는 에이밀리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그 누구보다 깊이 헌신하고 있지만 로맨스가 없다는 이유로 쉽게 간과되고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제도에서 배제된 관계들이다.
이들은 사연만으로도 우정의 가능성을 제시하지만 저자는 거기서 끝내지 않고 우정과 친구를 둘러싼 담론을 다각도에서 깊이 있게 탐색한다.
점점 더 외로워지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에게는 새로운 관계 모델이 필요하다. 저자는 “우리는 타인과 우정으로 더 깊이 연결될 수 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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