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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조직법 개정안에 포함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와 검찰청 폐지를 둘러싸고 권력 집중과 법체계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국회 토론회에서 집중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가 형사사법 체계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며 입법 보완과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부조직법의 문제점, 중수청 중심으로’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행정안전위원회와 정책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축사를 통해 “정치적 이해가 아닌 법치주의 원칙에 따라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며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위해 권력 집중을 방지하고 사법 정의를 지켜내겠다”고 입을 모았다.
행사에는 성균관대 김민호·지성우 교수, 경찰대 김면기 교수, 변호사 정재기, 박현규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 등 법조계와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발제를 맡은 정재기 변호사는 “검찰청 해체와 중수청 설치는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형사사법 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변화”라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은 오랜 기간 준사법기관으로서 범죄 수사와 공소 유지를 통해 국민의 권익을 보호해왔다”며 “이 기능이 행안부 산하 중수청으로 옮겨갈 경우 정치적 종속성이 불가피하다. 독립성과 중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안전장치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결국 권력 남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토론자로 나선 지성우 성균관대 교수는 “수사와 기소의 완전 분리는 헌법과 형사소송법 체계가 인정해온 혼합형 구조를 무너뜨리는 것”이라며 “검사의 영장 청구권과 수사권 단절은 법적 정합성 훼손뿐 아니라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이 기소 전 과정에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채 단순 공소 유지 역할로 축소된다면 형사사법의 실효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면기 경찰대 교수는 “중수청을 행안부에 두는 것은 결국 행정부 내 특정 부처에 수사권을 집중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며 “이는 민주적 통제 장치가 부재할 경우 정치적 영향력 아래 흔들릴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사기관 권한이 행안부 소속으로 일원화되면 오히려 경찰 통제력까지 강화돼 권력의 비대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도적 견제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박현규 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은 “중수청 설치는 단순히 정부조직법을 고치는 문제가 아니라 형사사법 체계 전반을 재편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졸속 입법으로 추진될 경우 국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검찰이 가진 권한이 과도하다면 이를 조정할 방안을 마련하면 되지만 수사·기소권을 기계적으로 분리하는 방식은 오히려 권력 공백과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사법 정의와 국민 기본권 보장을 위해서는 권력 집중을 막고 제도적 균형을 유지할 종합 대책이 필요하다”며 “입법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와 보완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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