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美 통화스와프 끝 아냐… 시한 때문, 원칙 희생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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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조건’일 뿐… 3500억달러 투자구성은 대출·보증 중심 고수
美 ‘캐시플로’ 요구, 지분투자 성격 강해… 외환시장 충격 우려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25 11:42:04

▲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한미 통상협상과 연계해 거론되는 ‘한·미 통화스와프’와 관련 “무제한 통화스와프가 성사돼도 협상이 자동 진전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스와프는 필요조건일 뿐, 상업적 합리성과 국내 법·절차 등 충분조건까지 갖춰야 한다”고 24일(현지시간) 밝혔다.

김 실장은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스와프가 안 되면 충격이 너무 커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없지만, 된다고 해서 미국이 요구하는 에쿼티(지분) 형태의 3500억달러 투자가 곧바로 이뤄지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필요 시 수출입은행법 개정이나 국회 동의가 요구될 수 있다고도 했다.

정부는 7월 말 관세 유예 만료를 앞두고 △한국산 제품 관세를 25%→15%로 조정하고 △대미 투자 3500억달러를 마련하는 큰 틀의 합의를 도출했으나, 이후 미국 측이 전달한 MOU 문구에서 ‘캐시플로(Cash Flow)’ 개념을 지분투자에 가깝게 해석한 정황이 드러나 이견이 불거졌다.

김 실장은 “그런 구성은 국내 외환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그래서 스와프를 포함한 안전장치를 병행 요구하고, 캐시플로의 속성을 대출·보증 중심으로 명확히 하자고 문안 협상 중”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수익 배분 구조 조정 등에서 국익에 부합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김 실장은 “예컨대 이익 발생 전 단계의 현금흐름 배분(9:1 등)처럼 우리가 감내 가능한 범위의 제안을 던지고 있다”며 “상업적 합리성, 감내 가능성, 상호 호혜라는 원칙을 지키되 데드라인 때문에 원칙을 희생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민감 품목과의 연계 차단도 분명히 했다. 그는 “쌀·소고기 등 비관세 영역은 논의 대상이 아니며, 해당 사안은 전혀 포함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깔고 나머지 영역에서 실질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이날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을 만나 “한·미 협상은 상업적 합리성과 양국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외환시장 문제의 주무 부처 수장에게 리스크를 직접 설명했다”며 “이번 접견은 관세·투자 패키지 협상의 중대한 분수령”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일정과 관련해선 “별도 마감일을 정하진 않았지만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중요한 계기로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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