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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후계 구도를 둘러싸고 아들의 존재 여부에 대한 논란이 25일 다시 불거졌다. 미국의 북한인권위원회(HRNK)가 김정은에게 실제 아들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면서, 장녀 김주애가 사실상 첫째 자녀일 가능성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HRNK는 24일(현지시간) ‘마지막 후계자? 김주애와 북한의 권력 승계’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는 김정은의 가족을 만난 경험이 있는 인사들의 증언이 포함돼 있는데, 공통적으로 “남자아이를 보지 못했다”는 점이 국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NBA 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먼은 2013년 방북 당시 김 위원장 부부와 함께한 자리에서 딸 김주애를 직접 안아보았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4월 자유아시아방송(RFA)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다른 가족들도 주변에 있었지만, 남자아이는 전혀 보지 못했다”고 재차 확인했다. 김 위원장의 스위스 유학 시절 동급생으로 알려진 조앙 미카엘로 역시 “2013년 평양을 찾았을 때 딸을 낳았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아들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증언들을 종합할 때 김정은에게 실제 아들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리설주 여사가 2010년에 출산했다는 주장은 당시 잦은 공연 활동과 모순되며, 북한의 180일 산후 휴가 제도를 고려하면 출산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담겼다.
국가정보원은 2017년 국회 보고에서 김 위원장에게 2010년생 아들, 2013년생 딸(김주애), 2017년생 성별 미상의 자녀가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으나, 최근에는 장난감 수입 자료 등을 근거로 한 기존 분석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와 통일연구원 일부 고위 관계자들도 김주애가 실제 첫째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반면 북한 외교관 출신인 태영호 전 국민의힘 의원은 김정은의 아들 존재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지 않았다. 그는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내가 알아본 바로는 북한 내부에서도 ‘김주애 밑에 아들이 있다’는 소문이 돈다”며 “다만 김주애의 오빠라기보다 남동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태 전 의원은 “만약 장남이 해외 유학 중이라면 국제학교와 경호 체계로 인해 반드시 포착됐을 것인데, 현재까지 우리 정보망에 잡힌 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주애는 2022년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 현장에서 처음 대외에 공개된 이후, 김 위원장의 군사·정치 일정에 자주 동행해 왔다. 2일에는 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식 방중에도 함께 모습을 드러내며 외교 무대에 데뷔했다. 이 때문에 북한이 이미 ‘4대 세습’ 수순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가부장적 규범이 강한 북한 체제 특성상 김주애가 공식 후계자로 지명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HRNK는 “김 위원장이 여성에게 권력을 부여하는 데 비교적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김씨 성을 잇지 않는 김주애의 자녀가 지도자가 될 경우 사상 최초의 ‘김씨 성 없는 백두혈통 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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