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º
습도 55%
수원 25º
습도 70%
전주 25º
습도 85%
광주 25º
습도 90%
)
검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범죄가 급속히 늘어나며 수사기관의 대응 체계가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위를 확인하는 대검찰청 전담 창구의 상담이 폭주하고 있지만 수사 인력과 기관 간 공조가 뒷받침되지 않아 범죄 대응 체계가 사실상 예방 수준에 머물고 있다.
찐센터는 보이스피싱 조직이 검사나 수사관 이름, 영장, 출석요구서 등을 내세워 피해자를 속이려 할 때 대검찰청이 진위를 확인해주는 창구다. 올해 들어 상담이 급증하면서 검찰이 처리할 수 있는 물리적 역량의 한계도 뚜렷해졌다.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송석준 의원이 법무부와 대검찰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찐센터에 접수된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 상담 건수는 5만920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전체 상담 건수(2만7496건)보다 이미 약 85% 증가했으며 월평균 상담도 지난해 2291건에서 올해 6365건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범행 수법 역시 정교해지고 있다. 실제 근무 중인 검사 프로필 사진을 사용해 상품권 구매를 요구하거나 법원행정처장 명의의 압수수색·구속영장을 위조해 신뢰를 유도하는 사례가 확인됐다. 심야 시간에는 전자 송달을 통한 등기 발송을 명목으로 피해자를 사칭 사이트로 유인하거나 위조된 구속영장을 제시해 금전을 요구한 경우도 있었다.
상담 폭증에도 대응 인력은 제한적이다. 현재 찐센터에는 검찰 수사관 2명이 하루 평균 200건이 넘는 상담을 처리하고 있으며 전담 수사관은 단 1명뿐이다. 이 때문에 검찰 사칭 여부를 신속히 확인하는 것조차 부담이 크고 범죄 조직 추적이나 수사기관 간 연계 단계까지 이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이스피싱은 최근 국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범죄 유형 중 하나다. 특히 검찰과 법원 등 사법기관을 사칭하는 방식은 피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 피해 가능성을 높인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7000억 원을 넘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수사기관을 사칭한 범죄였다.
이처럼 피해가 확대되고 있음에도 수사기관 간 협력 체계는 여전히 미비하다. 현재 찐센터는 검찰 신원 확인 업무에만 집중하고 있고 실제 수사는 경찰이 담당한다. 진위 확인 이후 단계에서 수사기관 간 정보 공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피해 예방 이후의 대응에는 공백이 생기고 있다.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 범죄는 단순한 금융 피해를 넘어 국가 사법기관의 신뢰를 이용하는 범죄로 확대되고 있다. 범죄자들이 실명, 영장, 공식 서류 등을 정교하게 위조하고 있는 만큼 단일 기관의 예방 기능만으로는 피해를 차단하기 어렵다는 점이 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올해 8개월 동안의 상담 건수가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을 넘어선 상황에서 수사기관의 인력 확충과 정보 연계, 전담 조직 신설 여부는 향후 범죄 대응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검찰과 경찰, 금융당국 간 공조 체계 구축 없이는 피해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사칭 범죄의 양상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단순한 전화나 문자 메시지를 넘어 공식 기관 문서를 정밀하게 위조하고 온라인 송달 시스템까지 활용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상담·예방 기능이 초기 피해를 막는 역할을 하고 있으나 수사와 추적·검거까지 이어지는 종합 대응 체계가 구축되지 않는 한 피해 증가세를 꺾기 어렵다는 현실이 수치로 드러난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