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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고율 관세 여파로 국내 제조업 체감경기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출기업들의 전망 악화가 두드러지며 회복 기대감은 꺾였고, 업종·지역 전반에서 부정적 전망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75개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올해 4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는 74로 집계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는 3분기보다 7p, 작년 동기보다 11p 낮은 수치다.
올해 들어 2분기 연속 상승하며 회복 기대감을 키웠지만, 다시 하락세로 꺾이며 2021년 3분기 이후 17분기 연속 기준치(100) 미달 기록을 이어갔다. 특히 수출기업 전망치가 -13p 하락하며 내수기업(-5p)보다 낙폭이 컸다. 자동차, 철강, 제약 등 업종에서 관세 발효와 고율관세 부과 예고가 맞물리면서 수출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분석된다.
모든 업종의 전망치가 기준치(100)에 못미쳤다. 자동차(60)는 9월부터 일본·유럽연합(EU)보다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며 전 분기 대비 16p 급락했다. 철강(63), 석유화학(63), 비금속광물(56) 업종도 건설경기 부진과 공급과잉으로 70선 밑으로 떨어졌다. 특히 철강은 50%에 달하는 대미 관세 충격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2분기 전망치가 100을 웃돌며 호조를 보였던 화장품과 제약·바이오 업종도 불과 한 분기 만에 기준치 아래로 추락했다. 화장품(69)은 미국의 소액 소포 면세 폐지 직격탄을 맞으며 –44p 급락했다. 제약·바이오(87) 역시 미국의 수입 의약품 고율관세 부과를 예고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며 부정적 전망으로 돌아섰다.
반면 반도체(98)와 식품(98)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반도체의 경우 미국의 관세 불확실성은 있지만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를 기반으로 기준치에 급전한 98을 기록했다. 식품은 명절특수와 K푸드 수출 호조로 전분기보다 소폭 상승했다.
광역시·도별 BSI 전망치 역시 전 지역에서 기준치(100)을 밑돌았다. 특히 대구(60)와 경북(68), 부산(66)은 자동차·철강·기계 산업 비중이 높아 관세 충격에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전남(60), 충남(71), 울산(74) 등 석유화학단지 지역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수요 둔화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됐다. 강원(65)은 비금속광물 부진으로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고, 경남(78)은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조선·기자재업체들의 수주가 감소하며 기준치에 미달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부진한 내수를 수출 회복세가 받쳐왔지만, 미국발 관세 부담이 본격화되면서 대미 수출기업뿐 아니라 협력 중소기업까지 경영여건 악화가 우려된다”며 “정부는 긴급 유동성 공급, 규제 완화, 투자 인센티브 강화 등 대외 충격 완화 장치를 확대해 제조업 경쟁력 약화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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