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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에 친환경을 기준으로 기업을 평가하는 ‘파리협정 정합 벤치마크’(PAB)와 ‘기후전환 벤치마크’(CTB) 지수를 도입하는 것이 투자자 수익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기업의 친환경 정책을 촉진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박상훈·류기봉·김태현 한국은행 연구원은 28일 ‘주식시장을 통한 녹색전환 촉진방안: 한국형 기후 벤치마크지수 도입 타당성 검토’ 보고서를 통해 “기업의 산업구조 등이 탄소배출 저감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평가하는 PAB·CTB 지수를 한국 실정에 맞게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이 2019년 도입한 PAB과 CTB 지수 요건을 한국 상황에 맞게 일부 수정해 산출한 국내 기후 벤치마크 지수(K-PAB·K-CTB)는 KOSPI보다 소폭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으며, 탄소감축 효과도 더 컸다.
실제 2015년 10월부터 2025년 5월까지 누적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K-PAB은 KOSPI 대비 5.6%p, K-CTB는 4.6%p 웃돌았다.
탄소 배출 저감 효과도 뚜렷했다. K-PAB·CTB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2024년 탄소집약도는 각각 92.4, 129.4로 나타나 유사한 매출 규모의 KOSPI 기업 평균(217.0)보다 각각 57.4%와 40.3% 낮았다. 연구진은 “PAB·CTB 지수는 투자자에게 매력적일 뿐 아니라, 의미 있는 탄소감축 성과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수 편입 구조상 저탄소 기업의 투자 비중이 확대되고, 제조업·과학기술업 중심으로 탄소집약도가 개선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고탄소 산업의 비중은 축소돼 전환리스크도 완화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다만 제약 요인도 지적했다. 국내 기업의 스코프1·2·3 배출량, 화석연료 매출 비중 등 세부 데이터가 부족하고, 저탄소 투자 수요 역시 미비해 지수 산출에 한계가 따른다고 진단했다. 또한 현재 국내 ESG 펀드 중 저탄소 펀드 비중은 1.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원들은 “한국은 고탄소 배출 기업 비중이 높다는 현실을 감안해 국내 실정에 맞는 기후 벤치마크를 설계·운영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기업이 탄소감축 노력을 강화하고, 투자자는 기후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확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은 국내 녹색금융이 현재 대출이나 채권 중심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며 “주식시장까지 녹색금융의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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