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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청문회와 국정조사에서 발생한 위증 행위에 대해 특별위원회 활동이 끝난 뒤에도 고발할 수 있도록 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국회의 조사·감시 권한 범위를 둘러싼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입법부가 증언 책임을 보다 강하게 추궁할 수 있게 돼 향후 청문회 운영 방식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청문회·국정조사 이후에도 위증에 대한 고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세 가지 주요 조항을 포함한다.
첫째, 위원장이 고발을 거부하거나 기피할 경우 재적 위원 과반수의 연서만으로도 고발을 진행할 수 있도록 했다. 둘째, 위원회 활동이 종료돼 고발 주체가 불분명한 경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법사위원장 명의로 고발장을 제출할 수 있도록 했다. 셋째, 법사위원장이 수사기관에 수사 기간 연장이나 필요한 조치를 요청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
이번 개정 추진은 청문회나 국정조사에서 위증이 의심돼도 위원회 활동 종료와 함께 고발이 무산되는 사례가 반복된 데 따른 것이다. 현행 제도는 고발 여부를 위원장 판단에만 의존하고 활동 기간이 끝나면 추가 조치가 불가능해 국회의 감시 기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청문회 증언 제도는 입법부가 행정부와 사법부를 견제하기 위한 헌법상 권한이다. 국회는 증언을 통해 정책 결정 과정, 권력 행사, 공공기관 운영의 문제를 확인하고 책임을 묻는다. 하지만 고발 절차의 제약으로 위증에 대한 제재가 어렵고 이는 국회의 조사 기능이 제한된다는 비판으로 이어졌다.
법안 처리를 앞두고 여야는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개정안이 다수당의 권한을 지나치게 확대해 정치적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반발한다. 특히 재적 과반 연서만으로 고발이 가능하도록 한 조항에 대해 “다수당이 불리한 증언을 한 증인을 압박할 수 있다”며 위헌 소지를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부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이어가며 법안 처리를 저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법안 처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무제한 토론 개시 24시간이 지난 이날 저녁, 토론 종결 동의안을 표결에 부쳐 필리버스터를 종료하고 본회의 의결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본회의 개시 24시간 이후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토론을 종결할 수 있다.
이번 표결은 단순한 절차 개정에 그치지 않고 국회의 조사·감시 권한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라는 정치적 쟁점을 포함한다. 최근 청문회에서 증인 불출석과 위증 논란이 잇따르면서 국회의 고발권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동시에 입법부 권한 확대가 사법 절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여야 간 갈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입법부의 정당한 권한 강화”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표결 결과는 향후 청문회 운영 방식과 위증 대응 절차, 입법부·사법부 간 권한 구조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치적으로 민감한 국정조사에서 증언 책임을 강화하고 고발권을 확대하는 제도 변화가 이뤄질 경우 청문회 절차 자체가 크게 바뀔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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