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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생모 고용희(1952~2004) 가계와 관련한 자료와 사진이 채널A ‘이제 만나러 갑니다’(이만갑)를 통해 공개했다. 북한 당국은 고용희의 출신과 생애를 공식적으로 상세 공개한 적이 없다. ‘백두혈통’ 서사 역시 대내 선전의 핵심 축이어서 관련 사안은 검증여부가 화두에 올랐기 때문에 이목이 집중됐다.
10년간 고용희 일가를 추적해 온 고미 요지 전 도쿄신문 논설위원은 28일 방송에서 “고용희는 일본 오사카 출생의 재일교포로, 외가(외할머니 이맹인·외조부 고경택)는 제주에 뿌리를 둔다”고 밝혔다. 그는 김정은의 이복형 김정남을 직접 취재한 이력으로도 알려져 있다. 방송은 김정은의 외할머니 이맹인 사진을 “최초 공개”라고 소개했다.
방송과 패널들의 설명에 따르면, 고용희는 1962년 ‘재일교포 귀환사업’으로 북한에 들어간 뒤 만수대예술단 무용수로 활동했으며, 이후 김정일과의 사이에서 김정철·김정은·김여정을 낳았다. 고미 전 위원은 “고용희의 출신 성분 문제 때문에 김정은 체제에서 ‘백두혈통’ 서사가 더욱 강조됐고, 김정은이 리설주와 딸 김주애를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공식 석상에 노출한 배경에도 이 가계 콤플렉스가 깔려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류현우 전 주(駐)쿠웨이트 북한 대사대리는 패널로 나와 “김정은이 20대에 후계구도를 굳힐 수 있었던 핵심 근거는 ‘백두혈통’ 서사였다”며 “생모가 재일 출신이라는 사실이 대내에 널리 알려질 경우 정통성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방송은 북한 사회에서 재일 출신에 대한 차별적 인사 관행이 존재해 왔다는 증언도 전했다.
이날 공개된 외할머니 이맹인의 사진은 “김정은과 매우 닮았다”는 반응을 불렀다. 탈북민 패널들은 “북한식 표현으로 ‘할머니 먹고 게웠다’고 할 만큼 닮았다”고 평했고, 고미 전 위원도 “얼굴 윤곽과 분위기가 유사하다”고 했다. 고미 전 위원은 또 2004년 북·일 정상회담이 예정보다 일찍 끝난 배경으로 “당시 김정일이 ‘고용희가 위중하다’는 보고를 듣고 회담을 서둘러 마쳤고, 실제로 고용희는 이틀 뒤 프랑스 파리에서 암으로 사망했다”는 취재 내용을 소개했다.
방송은 재일 조선인 사회의 역사적 맥락도 요약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후 일본에 머문 재일동포 중 일부는 북한의 선전과 ‘귀국사업’에 따라 1960년대 북측으로 이주했으며, 고용희 외가 역시 이 흐름 속에 북한으로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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