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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한국노총이 정년 연장, 주4.5일제 도입,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등 굵직한 노동 의제를 놓고 본격적인 정책 협의에 돌입했다. 양측은 고위급 정책협의회를 통해 현장 요구를 반영한 입법 과제를 논의하며, 향후 국회와 정치권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29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한국노총·민주당 2025년도 제1차 고위급 정책협의회’에는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주4.5일제 도입 △정년 연장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 권리 보장 △교원 공무원의 정치기본권 보장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금융노조가 주4.5일제 도입을 위해 총파업에 돌입했다”며 “과거 주5일제 도입을 주도했던 금융권의 전례처럼 이번 제도 역시 노동시간 단축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국민연금 수급 연령과 정년의 불일치를 해소하고 저출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년 연장은 불가피하다”며 “민주당 태스크포스(TF)가 가동된 만큼 올해 안에 반드시 입법을 완료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대표는 이에 화답하며 “민주당은 중대재해처벌법과 노란봉투법으로 노동자의 권익을 지켜왔다”며 “주4.5일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긴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 한국노총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보편적 노동권 보장, 사회보장제도 강화, 노후 소득과 돌봄·의료 책임 확대 등 대선에서 약속했던 과제들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민주당의 정기국회 중점 법안도 공유됐다. ‘노동절’ 명칭 변경, 퇴직급여 보장법 개정, 체불임금 해소를 위한 임금채권보장법 개정, 노동이사제 도입 등이 주요 안건으로 언급됐다.
특히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과 관련해 정 대표는 “교사 출신인 백승아 의원이 발의한 7개 법안을 조속히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교원에게 정당 가입 및 정치 활동을 허용하고, 공직선거 출마 시 휴직 절차를 보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백 의원은 협의회 직후 브리핑에서 “정례 협의체를 고위급과 실무급으로 나눠 분기별로 운영하고, 필요시 상시 지원하는 구조를 마련하기로 했다”며 “책임위원과 담당위원을 지정해 현안을 집중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박해철 노동대변인도 “교사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겠다”며 “택시발전법 개정, 울산·여수 석유화학단지 노동자 보호 등도 추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협의를 계기로 한국노총과의 정책 소통 구조를 정례화하고 현장의 요구를 입법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년 연장과 주4.5일제 도입은 중장년층 고용 안정, 청년층 일자리, 기업 부담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향후 정치권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문제 역시 공직자 정치 활동 범위를 둘러싼 논쟁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노동계와 민주당의 이번 협의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책 경쟁 구도의 서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노동 친화적 개혁 과제를 전면에 내세우고, 한국노총은 “현장의 요구가 외면된다면 언제든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 협상력을 높였다.
이번 논의 결과는 향후 노동시장 제도 개편뿐 아니라 산업 정책 환경과 정치 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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