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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대통령실 조직개편과 함께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을 제1부속실장으로 전격 이동시키면서 정치권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총무비서관의 국정감사 출석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한창인 가운데, 김 비서관이 출석 의무가 없는 자리에 배치된 것을 두고 야당은 “국감 회피용 꼼수”라고 몰아붙였다.
국민의힘은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박수영 의원은 30일 국회에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 일명 ‘김현지 방지법’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4급 이상 공직자가 나이·출생지·학력·경력 등 기본 신상 정보를 의무 등록하도록 하고, 재산 신고 의무가 있는 1급 이상 공직자는 이를 공개하도록 규정했다. 위반 시 10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박 의원은 “대통령실은 김현지 실장의 국감 출석을 피하기 위해 보직 이동까지 했다”며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서 보좌하는 고위공직자는 국민이 반드시 기본 신상을 알 필요가 있다. 개인 신상 공개를 피하기 위해 국감까지 거부하는 사태를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전날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실 조직개편을 단행한다”며 “대변인을 추가해 대국민 소통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김남준 제1부속실장은 대변인으로 이동해 강유정 대변인과 공동 체제를 꾸리게 됐다. 제1부속실장은 대통령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핵심 보직으로, 이번에 김현지 총무비서관이 새로 맡게 됐다.
김 비서관의 이동으로 공석이 된 총무비서관 자리에는 윤기천 제2부속실장이 임명됐고, 제2부속실장은 당분간 공석으로 둔다. 윤 신임 총무비서관은 이재명 대통령이 성남시장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로, 김혜경 여사와도 친분이 있다.
대통령실은 또 홍보소통수석 산하 디지털소통비서관을 비서실장 직속으로 전환하고, 정책홍보·국정홍보비서관실을 통합했다. 정무수석 산하에는 정무기획비서관을 신설해 국회·정당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비서실장 직속으로 국정기획자문단을 두는 등 조직 개편을 함께 단행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무비서관을 국정감사장에 세우려 했더니 갑자기 자리를 바꿔버렸다”며 “김현지가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이냐. 얼굴을 공개하면 안 되고, 입을 열면 안 되는 것이냐. 아니면 그림자 대통령이 전 국민 앞에 드러나는 것이 두려운 것이냐”고 직격했다.
그는 이어 “김현지 총무비서관이 사실상 중요한 의사결정을 한다는 말이 일각에서 있었다”며 “민주당이 늘 특검 피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했듯, 피하는 이유가 있다면 국민이 제기하는 의혹이 진실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는 내달 15일로 예정돼 있다. 여당은 윤기천 신임 총무비서관을 증인으로 내세울 계획이지만, 야당은 김현지 실장의 출석을 강하게 요구하며 충돌이 불가피하다. 김현지 실장은 “국회가 결정하면 따르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제1부속실장이 국정감사에 출석한 전례가 없는 만큼 사실상 ‘불참 메시지’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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