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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A는 업무 중 경미한 사고를 당한 배달원 B에게 C한방병원 허위입원을 권유했다. B는 입원 중에도 외출·외박해 배달업무를 지속했으며 C병원은 B가 외출·외박하지 않은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교통사고 환자를 겨냥한 자동차보험사기 수법이 크게 늘면서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30일 ‘브로커의 제안에 유의하라’는 소비자 경보를 발령했다. 일부 병·의원과 브로커가 결탁해 경미한 사고 환자를 허위 입원시키거나 고가 약재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보험금을 과장 청구하는 사례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사기 가운데 병·의원의 치료비 과장 청구 규모는 약 140억 원으로 전년 동기(약 17억 원) 대비 8배 이상 늘었다. 특히 공진단이나 경옥고 같은 고가의 한약재를 미끼로 환자를 유인하거나 대면 진료 없이 입원 처리하는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양길남 금감원 보험사기대응단 특별조사팀 선임은 “B는 입원 후에도 배달업무를 지속하고 조작된 서류를 제출하는 등 고의성이 짙다”며 “병원이나 주변 권유로 자기도 모르게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사람도 있지만 B는 참작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양 선임은 또 “교통사고 발생 후 병·의원의 허위 입원 권유나 치료내역 조작 등 보험금 허위 청구가 의심될 경우 보험회사나 금융감독원에 즉시 제보해야 한다”며 “병원이 안내하니 괜찮을 것이라는 안일한 태도로 응하면 보험사기의 공범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보험사기 관련 제보는 금감원 전화상담(1332-4-4), 홈페이지 ‘보험사기 신고센터’, 우편 접수, 각 보험사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앞서 언급한 사례에서 A는 “입원을 해야 합의금을 많이 받을 수 있다”며 의사와 직접 만나지 않고도 전화만으로 입원이 가능하다고 보험사기를 유도했으며 입원 시 공진단·경옥고를 제공받을 수 있다고 유혹했다. 이후 B는 입원 기간 중에도 외출·외박하며 배달업을 계속했으며, 병원은 외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진료 서류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은 환자 알선 대가로 A에게 백화점 상품권과 무료 진료권 등을 제공했다.
이 같은 허위입원과 불법 첩약 제공은 단순한 편법이 아니라 중대한 보험사기 행위다. 양 선임은 교통사고 환자가 합의금 증액을 빌미로 한 브로커 제안에 응할 경우 수사기관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대면 진료 없이 입원이 이뤄지거나 사전에 조제된 첩약을 받을 경우 보험사기에 연루될 위험이 크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은 소비자 유의사항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첫째, 경미한 사고임에도 브로커가 입원을 권유하면 단호히 거절해야 한다. 둘째, 의사 대면 진료 없이 입원을 진행하거나 일괄 조제된 첩약을 받는 행위는 불법이다. 셋째, 입원 중 무단 외출·외박하며 배달·택시 영업 등을 하면 보험사기 혐의로 고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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