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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중심의 기존 산업 구조가 한계에 이르면서 창의·기획·유통 등 전 단계를 아우르는 종합 지원 체계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법·제도적 기반이 미비하다는 지적 속에 국회가 ‘패션산업진흥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패션산업 진흥법 제정, 왜 지금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패션산업진흥법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국내 패션산업의 현황을 점검하고 법 제정을 통한 지원 체계 구축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패션산업을 제조업에서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며 “패션산업진흥법 제정을 통해 창의 산업으로의 전환과 제도적 지원을 명확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85조 원 규모의 시장을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책 범위를 확대하고 종합 지원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에는 김현목 문화체육관광부 과장, 김대영 산업통상자원부 서기관, 유연석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성내은 한국패션협회장, 이상봉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장, 이정민 트렌드랩506 대표, 고태용 비욘드클로즈 대표, 이정수 이화여대 교수, 리차드 전 아이디얼피플 대표 등이 참석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정민 대표는 “패션산업은 창의 인재, 자본, 생태계가 결합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기획과 브랜딩, 글로벌 유통 전략이 미흡한 만큼 국가 차원의 브랜드 전략과 해외 시장 진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작자 양성을 위한 교육 체계 구축, 제조 기반 고도화, 유통망 확충,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며 “OEM·ODM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부가가치를 높이는 산업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태용 대표는 “지원 정책이 단기 사업에 치중돼 브랜드 성장 단계별 필요를 충족하지 못한다”며 “신진·성장기·중견 단계별로 자금, 마케팅, 유통 지원을 차등화하고 장기 투자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간 투자자, 글로벌 유통사와의 연계를 통해 시장 중심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수 교수는 “AI, 지속가능성, 글로벌 전략 등과 결합된 고급 전문 인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석·박사급 전문 인재를 육성하고 장기 연구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 참여를 확대하고 산학 협력 구조를 단순 계약형에서 공동 연구·개발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차드 전 대표는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규모와 안정성 부족으로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수출보험과 대금 보증, 계약 법률 지원 등 리스크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디자인·상표권 분쟁이 빈번한 만큼 지식재산권 보호 인프라를 강화하고, 글로벌 쇼룸·B2B 디지털 플랫폼 참여를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영 서기관은 “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 공동 인프라 구축, 디지털 전환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며 “엑셀러레이터 협업, 인플루언서 마케팅, 해외 온라인 채널 확장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AI를 활용한 생산성 향상과 수출보험 제도 활용을 확대하고 지식재산권 침해 대응을 위한 지원 체계를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목 과장은 “산업 통계와 범주조차 부재한 상황”이라며 “법 제정을 통해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해외 팝업스토어, 글로벌 컨설팅, 에이전시 육성 정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창의 인재 육성과 제조 인프라 고도화, 글로벌 유통망 확충이 동시에 추진돼야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 제정을 통해 이러한 지원 체계를 제도화할 경우 K-패션이 영화·음악과 함께 차세대 한류 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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