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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가 노사정 협의의 조정자에서 협상 주체로 나선다. 정치권이 사회적 대화의 틀을 설계하고 합의를 입법으로 연결하는 구조가 가동된다. 산업 구조 전환, 산업안전 강화, 사회보험 사각지대 해소 등 핵심 현안을 대상으로 한 정치 주도형 협의체가 출범한다.
12일 국회와 노동계에 따르면 이번 사회적 대화 기구 출범은 국회가 협상 구조의 설계자이자 입법 주체로 참여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국회의장실이 협의의 틀을 마련하고 노사 양측이 당사자로 참여하면서 정부 중심의 기존 협의 방식과 다른 구조가 형성됐다.
사회적 대화 기구는 오는 15일 출범한다. 국회의장실과 노사 대표가 참여하는 상설 협의체로 지난해 8월 우원식 국회의장이 제안했고 지난달 민주노총이 복귀를 결정하면서 절차가 마무리됐다. 민주노총이 국회 주도 협의에 참여하는 것은 1998년 이후 26년 만이다. 이에 따라 협의 테이블의 중심축이 정부에서 국회로 이동하게 됐다.
협의체에는 노동계(민주노총·한국노총), 경영계(경총·대한상의·중소기업중앙회) 그리고 국회가 참여한다. 지난해 공동세미나와 실무협의를 거쳐 의제별 협의체가 구성됐으며 각 의제별 위원장이 배정됐다.
경영계는 ‘첨단·신산업 경쟁력 강화’를 노동계는 ‘플랫폼·특수고용·프리랜서 사회보험 및 안전망 확대’를 제안했다. 상생 의제로 ‘산업안전 강화’도 논의 대상에 포함됐다. 산재 처리 기간 단축과 선보상이 핵심 내용이다.
협의 방식은 합의와 입법을 연결하는 단계적 구조다. 의제별 협의체에서 토론을 거쳐 6개월 내 합의문을 채택하고 이를 국회가 법제화한다. 합의문은 참여 단체 전원의 의견 일치를 전제로 하며 협의 결과는 곧바로 입법 절차로 이어진다. 국회가 입법 과정을 협의 초기부터 포함한 구조다.
국회는 협의의 일회성 방지를 위해 제도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여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법 개정안이 다수 발의돼 있으며 국회의장 교체와 관계없이 협의체가 유지될 수 있도록 법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예산 확보도 추진돼 운영의 지속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의제별 협의 외에도 정년 연장, 주 4.5일제 등 개별 현안이 논의 대상에 포함된다. 반면 노사 간 합의가 불가능한 킬러 의제는 제외된다. 국회는 핵심 의제와 개별 현안을 병행 논의해 입법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마련했다.
2014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가 구성한 ‘노사정 사회적 대화 촉진 소위원회’는 민주노총 불참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제도적 기반도 없었다. 이번 협의체는 상설화와 법적 근거를 토대로 운영된다.
국회 주도의 사회적 대화는 노동정책과 산업정책을 입법과 직접 연계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정부 중심의 협의가 정책 집행 단계에서 중단됐던 사례와 달리 정치권이 협의와 입법 과정을 함께 주도하는 구조다. 산업안전, 사회보험, 신산업 경쟁력 등 주요 의제가 단계적 절차를 통해 논의·입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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