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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대만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가 22년 만에 역전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만이 쾌속 성장을 이어가는 사이 한국이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것과 심각한 원화 약세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1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주요 투자은행 8곳이 제시한 대만의 올해 실질 GDP 성장률 평균치는 9월 말 기준 5.3%다. 8월 말 전망치가 4.5%에서 0.8%p나 올랐다. 일부 투자은행은 대만의 성장률이 6%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에 한국은행이 예상한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예상치는 0.9%다.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2021년 4.6%에서 2022년 2.7%로 떨어졌고 2023년에는 1.4%까지 하락했다. 2024년에는 경제성장률이 2.0%로 상승하며 반등하는 듯 했으나 2025년에는 다시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대만의 경제 성장세 원인은 인공지능(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호황이 꼽힌다. 대만 경제의 핵심인 세계 1위 파운드리(위탁 생산) 반도체 기업 TSMC가 크게 성장하면서 경제를 이끌고 있다.
한국 또한 AI 열풍으로 SK하이닉스가 혜택을 받았고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호황에 탑승하고 있으나 저성장을 막지 못하고 있다.
대만이 쾌속 성장을 이어가고 한국이 저성장에 직면하면서 오래전부터 우려한 한국과 대만의 GDP 역전 또한 현실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기획재정부와 대만 통계청이 발표한 양국 GDP 예상치를 살펴보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7430달러고 대만은 3만8066달러로 추정된다. 대만 통계청은 2026년에는 대만의 1인당 GDP가 4만 달러를 넘을 것이라는 예상도 내놓았다.
한국은 2003년 대만의 1인당 GDP를 역전했으나 22년 만에 다시 추월 당할 위기에 빠졌다.
원화 약세에 따른 고환율 또한 GDP 역전을 부채질하는 요소 중 하나다. 11일 새벽 2시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27원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주 뒤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 불참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3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10일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9.375로 기준선 100을 하회하고 있다. 이는 통화 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약달러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는 것은 원화 약세가 매우 심각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미국 정부가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합의한 대미 투자액 3500억 달러를 전액 현금으로 지불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전액 현금 투자가 현실화되면 환율이 더 뛰어오를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대만은 1인당 GDP 외의 지표에서도 한국을 추월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예상한 2025년 실질 GDP 성장률 또한 한국은 1.4%고 대만은 2.5%다. IMF는 장기적으로 한국의 실질 GDP성장률이 1%대로 수렴하고 대만은 떨어져도 2%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IMF에 따르면 실제 국민 생활 수준과 구매력을 분석하는 실질 구매력(PPP)이 2021년부터 대만이 한국을 앞질렀다. 2024년 기준 대만의 PPP는 7만9031달러고 한국은 6만7820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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