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대면진료 제도화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핵심 안전장치인 플랫폼 도매금지 약사법은 본회의 문턱에서 멈췄다.
3일 업계 관계자와 국회에 따르면 플랫폼 도매금지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업을 금지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계류됐다.
해당 개정안은 병·의원 또는 약국 개설자가 도매업을 겸할 수 없도록 한 기존 취지를 플랫폼에도 동일하게 적용하는 내용이다. 국회·정부·약사단체·환자단체가 모두 플랫폼의 도매겸업에 구조적 리베이트·담합 위험이 크다는 점을 지적해왔고 보건복지부 역시 법 필요성을 강조했다.
본회의 상정이 지연된 데에는 국회 산업통산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이 반대 의견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약사법 개정안의 출발은 닥터나우가 설립한 비진약품 논란이 지속되면서다.
닥터나우가 비대면 처방 환자에게 조제 가능한 약국을 안내하기 위해 도매업을 운영했고 그 공급 내역을 플랫폼 시스템과 연동해 특정 약국이 우선 노출될 수 있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다.
김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약 공급–노출–환자 유입이 한 플랫폼에 결합하면 전형적인 리베이트 구조가 성립한다”며 법안 통과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대한약사회 역시 성명서를 통해 “리베이트·담합 금지 원칙은 플랫폼도 예외가 아니다. 비대면 플랫폼의 도매 겸업은 약국 종속과 유통 질서 왜곡을 불러온다”고 지적했다.
환자단체도 같은 입장이다. 환자단체연합회는 “플랫폼이 특정 약국·의약품과 연계해 환자를 유인할 경우 의료 상업화와 약물 오남용이 증가한다”며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하지만 닥터나우는 약사법 개정안을 ‘제2의 타다금지법’으로 규종하는 것은 기업의 혁신성을 가로막는 주장을 펼치며 본회의 상정 저지에 필사적이다.
닥터나우는 플랫폼 도매 겸업 논란에 대해 닥터나우 관계자는“리베이트·담합 사실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약국이 재고 공유를 협조하지 않아 환자가 약을 찾기 어려운 현실을 해결하기 위해 비진약품을 설립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특정 약국 우선노출 의혹에는 “논란이 있어 목록 노출 방식을 폐지하고 지도 기반으로 일괄 노출하도록 개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닥터나우는 약사회 반발에 대해 “비대면 조제 확대로 기존 약국의 권리금 기반 구조가 흔들려 생기는 저항”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정치권과 약사회 시민단체의 문제의식은 다르다. 플랫폼은 이미 환자 유입구(프런트)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도매 기능(백엔드)까지 쥐는 순간 공급–노출–수요 구조가 모두 플랫폼에 집중되는 수직 독점이 형성된다. 이러한 구조는 실제 리베이트 실행 여부와 무관하게 ‘가능성 자체’가 리스크이기 때문에 제도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는 것이 개정안의 취지다.
본회의 미상정으로 개정안이 폐기되는 건 아니다. 빠르면 4일 국회 본회의에 재상정될 가능성도 열려있다.정기국회는 오는 9일 종료되지만 그 뒤로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재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비대면진료 제도화가 담긴 의료법만 덩그러니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신속한 약사법 개정안 의결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환자단체연합은 “비대면진료 제도화의 핵심은 편의가 아닌 ‘안전’”이라며 “닥터나우 방지법 본회의 통과는 비대면진료의 상업적 리스크를 해소하고 환자 안전과 의료 공공성을 지키는 필수 전제”라고 말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