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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이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에 배당하면서 재판의 무게감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해당 재판부는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1심에서 유동규·김만배 등 민간업자들에게 징역형과 거액의 추징·벌금을 선고한 선거·부패 전담 재판부다. 그동안 대장동을 비롯해 선거·부패 관련 사건을 주로 심리해 왔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사건이 이 재판부로 향한 것 자체가 사안의 중대성과 향후 심리 강도가 적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특검은 1일 오세훈 시장과 강철원 전 부시장, 사업가 김한정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오 시장이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조사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납하도록 했다는 게 공소 요지다. 공표 3회, 비공표 7회 등 총 10건의 여론조사가 진행됐으며 당시 오 시장의 측근이던 강철원 전 정무부시장이 설문지 교환 등 실무 진행을 책임졌다는 것이 특검의 설명이다. 사업가 김한정 씨는 오 시장 요청을 받고 명 씨 측 계좌로 다섯 차례에 걸쳐 3300만원을 송금한 혐의를 받는다.
반면 오 시장은 “명태균에게 조사를 부탁한 적도, 결과를 받아본 적도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본인은 명 씨와 두 차례 만난 사실만 인정하며 “특검이 정치적 목적을 가진 기소를 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재판부 배당 직후에도 오 시장 측은 “증거관계가 빈약한 무리한 기소”라며 방어 전략을 예고했다.
이번 배당은 선거·부패 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뤄온 형사합의22부가 맡았다는 점에서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 재판부가 최근 대장동 사건 1심에서 중형을 선고한 전례가 있어 공직선거 관련 불법 판단에도 엄정한 기준이 적용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또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판 일정 자체가 오 시장에게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 공소장에는 오세훈·강철원·김한정 씨와의 관계, 여론조사 지시·보고 구조가 비교적 구체적으로 적시돼 있다. 쟁점은 앞으로 증인신문에서 드러날 진술의 신빙성과 비용의 실제 흐름, 대납 의도 여부에 맞춰질 전망이다.
이번 사건이 공직선거 과정에서 여론조사 활용 방식과 정치자금 처리 관행의 민낯을 어디까지 드러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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