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엔화 약세를 주도하던 헤지펀드 등의 투기적 매도가 급감하고 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집계한 헤지펀드 매매 동향을 살펴보면 엔화 순매도 규모가 6월 정점과 비교할 때 87.8% 떨어졌다. 외환시장 급등락세가 진정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도쿄 외환시장은 2일 정오 현재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7.90∼91엔이었다. 교도통신은 3일(현지 시간)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포지션을 재조정하려는 움직임 속에서 엔화를 팔고 달러를 매수하는 수급 흐름이 우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도쿄 외환시장 엔달러 환율은 10월 156엔대 초반(약 1329원)에서 158엔대 후반(약 1347원) 사이를 오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한 달간의 환율 변동 폭이 2.87엔(약 24원)에 그쳐 4년 반 만에 가장 작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구조적인 엔화 매도세는 여전했다. 그러나 외환시장을 흔들던 투기적 매도가 줄어들면서 변동성도 크게 줄었다. CFTC는 지난달 27일 헤지펀드들의 엔화 순매도 규모가 1800억 엔(약 1조5340억 원) 규모인 약 1만4000계약이라고 밝혔다. 투기적 매도세가 정점에 달했던 6월 말의 11만5000계약과 비교하면 87.8%나 줄어든 수치다.
투기적 매도세 축소의 배경으로는 실효성 있는 통화 당국의 개입과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를 꼽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 주도로 진행된 미일 공동 환율 개입이 시장에서 실효를 거뒀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아울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리플레이션 정책(인위적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경기 부양책)이 필요한 국면은 아니다"라며 확장 재정을 경계한 발언도 한몫했다. 닛케이는 과거 엔화 매도의 근거로 여겨졌던 '일본 정권이 엔저를 용인하고 있다'는 시각이 힘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까지 이틀간 열린 일본은행(BOJ)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보류되었음에도 엔화 매도세가 가속하지 않았다. 향후 외환시장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경제 구조적 악재가 대립하며 당분간 달러당 150엔대 중후반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의 정치·재정적 불안과 글로벌 주식 시장 내 인공지능(AI) 관련 장세의 불안정성은 대표적 안전자산인 엔화로의 매수세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반면 엔화 환율이 달러당 150엔(약 1278원) 선을 향해 나아갈 상승 동력은 부족하다. 만약 일본은행이 금리 인상 속도를 기존 '3개월에 1회 정도'보다 늦출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낼 경우 엔화 매도세가 언제든 재현될 수 있다. 또한 중동 사태 불안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 리스크도 에너지 수입국인 일본 경제에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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