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사전투표용지에 일련번호(serial numbers)가 입력된 바코드 대신 암호코드가 적용된 QR코드를 사용한 데 대해 우려감을 나타내는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 특히 QR코드 사용이 투표매수 조작에 취약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우려는 더해지고 있다.
특정인만 아는 암호코드 이식된 사전투표용지 사용에 투표매수 조작 우려
그동안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공직선거관리규칙 등을 어기고 7자리의 일련번호가 입력된 바코드 대신 알파벳과 번호가 뒤섞인 QR코드를 사용해 왔다. 심지어 해당 QR코드에 특정인만 알수 있는 암호코드를 입력했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후 QR코드에 암호코드를 심은 이유에 대해 의구심을 보이는 목소리가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특정인 혹은 특정집단만 아는 암호코드가 심어져 있을 경우 특정인만 전체 투표용지 매수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언제든 투표매수 조작이 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경우에 따라 투표자의 정치적 성향 등 개인정보 수집에 이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 섞인 반응도 적지 않다.
이런 가운데 QR코드가 입력된 사전투표용지가 사용됐던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에도 투표매수 조작을 의심케 할 만한 사안이 불거져 나와 우려감을 더해지고 있다. 당시 대전광역시장선거에서 유성구 신성동의 관내사전투표 투표용지 교부 매수는 3054매인데 반해 투표매수는 142매 적은 2911매로 집계됐었다.
반면 같은 유성구 내 다른 동(洞)의 교부매수와 투표매수 차이는 △진잠동 10표 △원신흥동 10표 △온천1동 8표 △온천2동 2표 △노은1동 8표 △노은2동 5표 △노은3동 10표 △전민동 1표 △구즉동 3표 △관평동 5표 등에 불과했다.
신성동 관내사전투표 투표용지가 무더기로 사라진 것을 공식 확인한 시각은 6월13일 20시51분이었다. 사라진 사전투표용지는 약 1시간 후인 21시50분 비례기초의원 투표분류함에서 발견됐다. 사라진 대전광역시장 사전투표용지 색상은 하얀색인데 반해 비례기초의원 투표용지 색상은 연미색이어서 쉽게 판별이 가능했다.
당시 사건에 대해 한 민간 선거전문가는 “여러 관계자들이 색상별로 투표지를 분류하는데 전혀 다른 색깔의 투표용지 142매가 무더기로 잘못 분류됐다는 것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며 “사전에 투표용지를 빼돌려 다른 후보를 선택한 것으로 바꿔치기 한 후 서둘러 다른 투표함에 넣어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든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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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대전광역시장선거에서 유성구 신성동의 관내사전투표 투표용지 교부 매수에 비해 투표매수가 당초 142매나 적게 나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투표용지 분실 직후의 개표상황표(왼쪽)와 분실된 투표용지를 발견한 후의 개표상황표 ⓒ스카이데일리 |
이 전문가는 “QR코드가 새겨진 사전투표용지는 일련번호가 복잡해 일반 선거업무 종사자는 교부용지와 투표용지의 차이가 발생해도 알아채기 어렵고 그 차이 또한 인지하기 어렵다”며 “QR코드의 암호 키를 알고 있는 특정인은 어떤 투표용지가 몇 매 빠졌는지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 투표용지를 찾아낸다 해도 당초 발급된 투표용지와 같은 것인지 진위여부도 가려낼 수 있는 사람도 암호 코드를 아는 특정인뿐 이다”고 덧붙였다.
사전투표용지발급목록·투표오류현황 작성無…“선거 조작돼도 사실상 확인 불가”
이같은 주장은 선관위가 사전투표용지 발급목록을 작성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잘못 투입되거나 분류된 투표지 봉투를 즉각 폐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더욱 무게감이 실리고 있다. 발급된 투표용지에 적힌 QR코드에 부여된 7자리의 복잡한 알파벳·숫자 조합을 외우지 않는 한 투표용지가 바뀌어도 확인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식이면 분실된 투표용지 또한 나중에 찾더라도 실제 분실된 투표용지가 맞는지도 확인 불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분실된 투표용지에 대한 선관위의 관리감독도 허술한 나타났다. 투표용지가 잘못 투입됐거나 잘못 분류된 경우 각 선거의 개표 단위(동)별로 그 내역을 작성하고 선거구 또는 관할 선관위별로 최종 취합해야 하지만 투표용지가 다른 선거에 섞인 경우의 개표 단위(동)별 잘못 투입·구분된 (사전)투표지 내역은 보관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못투입·구분된(사전)투표지 개표 상황표’ 역시 각 정당 참관인들이 개표현장을 떠난 이후에 작성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국회 관계자는 “선관위는 QR코드 사용목적에 대해 투표용지의 위조를 방지하고 매수조작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답해왔다”며 “하지만 QR코드로 인해 일반인은 발급매수와 투표매수의 일치여부 확인이 오히려 어려워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하지만 반대로 QR코드에 적인 복잡한 알파벳·숫자 조합을 순차적으로 나열된 숫자로 해독가능 한 특정인은 투표매수 조작과 증거 인멸이 더욱 손쉽게 가능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국제 선거정보 데이터베이스인 ACE(Administration and Cost of Elections)는 “선거에서 개표부정 방지와 비밀투표 보장은 절충이 필요한 사안이다”며 “이런 맥락에서 투표에서 일련번호(serial numbers)와 바코드(barcodes) 등의 사용은 이점이 많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또한 “투표용지의 일련번호, 바코드 또는 기타 보안조치 등은 실제 유권자가 주어진 투표용지를 추적하는 데 도움이 되고 부정행위 또한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진강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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