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 최대 지지층인 청년들의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 과거 ‘사람이 먼저다’라는 캐치프레이즈에 열렬이 호응했던 청년들은 연이은 정책실정을 일삼는 현 정부에 큰 실망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 대부분이 ‘사람이 먼저다’라는 취지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현실감이 떨어지다 보니 오히려 더욱 많은 부작용만 낳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文정부 현금살포 정책 부작용 속출…청년들 42% “분배보다 성장 시급”
문재인정부 청년정책은 크게 일자리, 생활·복지, 주거·금융 등으로 나뉜다. 각 분야 별 대표적인 정책으로는 취업정책에는 청년내일채움공제, 취업성공패키지 등이 꼽힌다. 생활·복지정책으로는 청년구직활동지원금 등이 대표적이고 주거·금융정책에는 청년 전·월세대출, 청년희망두배통장 등이 있다.
대부분 청년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을 어루만져주는 정책들이지만 효과는 정부 의도와는 정반대로 나타나고 있다. 청년들 중 상당수는 정부 정책에 크게 공감하지 못한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분배와 평등’ 일색인 정책의 취지 자체가 청년들의 가치관과 괴리감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4월 한국고용연구원이 전국의 만 19~34세 청년층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청년 희망사다리 조사’에 따르면 청년들의 42%가 현재 사회에 필요한 가치를 성장을 꼽았다. 분배는 27.0%에 불과했다. 평등과 자율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중시되는 사회를 원하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43.8%가 자율이라고 답했다. 평등은 26.5%에 불과했다.
정부가 추진 중인 각 정책에 대한 청년들의 반응을 살펴 보면 공감을 하지 못하는 것을 넘어 비판적인 견해 일색인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정부의 취업정책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불평등을 야기하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손주민(29·남·가명) 씨는 ‘내일채움공제’에 대해 보여주기식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손 씨에 따르면 올해 초 지방의 IT회사에서 개발자로 근무하다 서울의 한 제약회사로 이직했다. 이직 후 정부의 손 씨는 중소·중견기업에 신규 채용된 청년이 매달 일정 금액을 내면 기업과 정부도 함께 자금을 적립해주는 제도인 ‘내일채움공제’에 가입하려 했지만 자격이 되지 않아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 전 직장에서 고용보험이 가입 돼 있었다는 이유에서였다.
손 씨는 “자격을 조건을 알아보니 퇴사 후 6개월 내지 1년 동안 구직을 하지 못한 상태여야 신청이 가능했다”며 “가정형편이 좋지 못해 남들 보다 일찍 취직을 했던 것이 오히려 단점이 되니 억울함과 박탈감이 동시에 느껴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같은 조건으로 일을 하는데 정부의 내일채움공제로 인해 연봉 차이가 나니 불평등이 오히려 심화 돼 가고 있다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었다”고 강조했다.
생활·복지 분야 정책에서도 청년들은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정부의 현금지원 정책이 한두 가지가 아닌 만큼 중복 지원해 혜택을 받는 청년들이 늘고 있는데 열심히 일을 하는 입장에선 근로의욕이 꺾일 수밖에 없다고 성토했다.
올해 2월 대학교를 졸업한 배진호 (27·남·가명) 씨는 졸업 후 수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구직활동 계획이 없다. 그는 정부 청년 사업인 취업성공패키지, 근로장려금, 청년구직활동지원 등에 지원해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100만원이 넘게 받기도 했다. 배 씨는 “정부의 취업활동 지원금을 받으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면 월 200만원 가량을 모을수 있다”며 “혜택을 모두 누리고 난 다음 취업할 계획이다”고 귀띔했다.
불평등·박탈감 조장하는 청년정책…“퍼주기는 국가미래 망치는 마약”
주거·금융 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올해 ‘희망두배 청년통장’ 신청 접수 결과를 보면 총 3000명 모집에 1만5542명이 지원해 경쟁률 5.2대 1을 기록했다. 희망두배 청년통장은 근로 청년들이 구체적인 미래계획 목표를 세우고 안정적으로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로 참가자가 일자리를 유지하며 매달 10만원 또는 15만원씩 저축하면 2년 또는 3년 뒤 시의 지원금을 합쳐 본인 저축액의 2배 이상을 돌려받는 제도다.
▲ 일부 청년들은 문재인 정부의 현금 지원 정책을 이용하며 구직활동 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청년 정책은 허점들이 많을뿐더러 사회에 불평등과 상대적 박탈감을 조장하는 정책이라고 지적한다. 사진은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피고 있는 학생들 ⓒ스카이데일리
통장을 만들기만 하면 단기간에 큰 목돈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이지만 극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제도인 만큼 다수의 청년들은 역차별을 조장한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광화문에서 만난 직장인 김지훈(30·남) 씨는 “청년들 숫자가 얼마인데 3000명으로 한정해 현금지원을 한다면 청년 전체의 삶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는가”라며 “청년문제를 해결하고자 정책을 펼치는데 극소수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니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은 손해 보는 느낌이 들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과연 평등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청년정책의 부작용은 정책을 넘어 정부 불신을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준비생 김윤태 (27·남) 씨는 “기업들이 고용을 하지 않아 청년들의 삶이 팍팍해져가고 있는데 정부는 이러한 본질을 보지 못하고 청년들에게 돈만 퍼주는 모습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러한 정부의 기조는 청년들에게 달콤한 독이 되는 듯한 느낌이다”고 성토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현재의 청년 정책은 허점들이 많을뿐더러 사회에 불평등과 상대적 박탈감을 조장하는 정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명헌 단국대학교 교수는 “현재의 청년 정책은 사회주의적 색깔이 너무나 짙게 들어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청년들이 이러한 사회주의의 달콤함에 맛을 들이면 자신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모습으로 이어질 수 있고 있는 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부는 청년들에게 ‘퍼주기’라는 마약 보다는 ‘노력의 결실’이라는 가치를 느끼게 해주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태용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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