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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재개발 르포<266>]-창신2구역·사직2구역
상징성·대표성 이용한 정치놀음 희생양 된 ‘서울의 심장’
박원순 취임 후 재개발 무산…“주민숙원 이뤄줄 국회의원 뽑겠다”
문용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2-20 22:19:29
   
▲ 서울 종로구, 그 중에서도 낡은 동네에 사는 주민들 사이에서 서울시는 빨리 재개발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라는 원망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심지어 인허가권자인 서울시를 넘어 지역의원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 전경. ⓒ스카이데일리
 
‘서울의 심장’으로 불리는 종로지역 노후주택 거주민들의 시름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재개발 사업이 번번이 무산되면서 급기야 정상적인 생활조차 어려운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종로지역 노후주택 거주민들은 정부와 서울시가 재개발에 의도적으로 제동을 걸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고쳐도 소용없는 낡은 집 계속 살라니…재개발 숙원 이뤄줄 국회의원 뽑겠다”
 
2018년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단독주택 기준 종로구 창신동은 노후도가 72.2%에 달한다. 서울 내에서 성북구 정릉동(74.9%)을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지다. 종로구 내에는 창신동 외에도 서울 도심 지역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노후주택 밀집 지역이 여럿 존재한다.
 
그러나 종로구 각 지역의 재개발은 번번이 무산되거나 아예 추진조차 되지 않는 곳이 수두룩하다. 거주민들은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운 상황임에도 서울시가 재개발 대신 도시재생을 밀어붙이고 있어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종로지역의 입주·분양 물량은 서울 타 지역에 비해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5년~2019년) 종로구 분양물량은 495가구에 불과했다. 강동구의 약 2.5% 수준이다. 같은 기간 입주 물량도 서울 타 지역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종로구 입주물량은 2402가구로 집계됐다. 1만8452가구가 입주한 송파구의 9분에 1 수준에 불과하다. 그 만큼 새 집이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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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창신2구역은 2003년부터 재개발 움직임이 있었다. 이후 2005년 6월 29일 조합설립 추진위원회가 승인됐다. 2007년 창신숭인 재정비촉진지구 고시가 발표되면서 기존 재개발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이후 2010년 창신숭인 재정비촉진지구가 총 11구역으로 확정되면서 사업범위가 넓어졌다.
 
이 과정에서 기존 창신2구역 추진위원회는 사라졌고 주민들은 동의서를 다시 걷어 2012년 1월 창신숭인 재정비촉진지구 11구역 조합설립 추진위원회를 승인 받았다. 이후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취임 이후 기존 재정비촉진지구를 해제시키고 창진2구역 일대를 대상으로 자신의 역점사업인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장신2구역 일대가 도시재생 대상지로 묶이면서 창신2구역 추진위원회로 회귀했다. 이와 별개로 2014년 3월 재정비촉진지구 해제 이후 환원됐던 추진위원회를 두고 주민들 간 소송 전이 벌어졌고 결국 대법원에서 환원 무효 판결을 받아 현재는 추진위원회도 없는 상태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거주하는 장기수(남·73) 씨는 “종로구엔 외부 사람들이 상상 못할 만큼 낙후된 곳이 많다”며 “개발이 꼭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서울시가 협조하지 않는만큼 개발을 해줄 수 있는 국회의원이 나와야 한다”며 “그동안 지역의원이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비판했다.
 
창신2구역 조합설립 추진위원회 위원장이었던 안태현(남·69) 씨는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추진위원회 무효 판결이 나오면서 현재는 추진위원회가 없는 상태다”며 “다만 인원들은 그대로 남아 다시 추진위원회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시재생은 주민들 삶의 질 향상에 하나도 도움 되지 않는다”며 “재개발을 해야 신시가지가 생기면서 지역 전체가 살아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얼마나 낙후돼 있는지 보라”며 “우리 구역은 서울시의 잦은 정책 변경으로 십수 년의 시간을 낭비했다”고 토로했다.
 
안 씨는 “그동안은 소송 중이라 개발을 못했다면 이젠 판결도 나왔고 또 법상으로 재개발을 할 수 있는데 6개월 넘도록 종로구와 서울시에선 응답이 없어 답답하다”며 “서울시장, 새로 뽑힐 종로구 국회의원님께서는 우리가 재개발을 통해 더 나은 곳에서 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8월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서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서울시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고 언급했다. 이어 “도시재생 선도구역 안에 들어가 있어도 관련법 상 재개발이 가능은 하다”면서도 “재개발이 된다 안 된다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고 답했다.
 
사직2구역 주민들 “서울시 저급한 개발방해 행위 때문에 못 살겠다”
 
사직2구역 주민들도 서울시의 방해로 재개발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직제2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조합 정영미 조합대표직무대행자는 “사직2구역은 하루도 개발을 지체할 수 없는 낡고 위험한 지역이다”고 운을 뗐다. 이어 “서울시에서 재개발 사업을 하라고 2009년 11월 19일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고시를 내줬다”며 “2010년 7월 19일 조합설립인가, 2012년 9월 21일 사업시행인가 등을 거치며 사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갑자기 박원순 시장이 한양도성 성곽마을로 유네스코에 등재한다는 미명 하에 주민의견을 무시하고 없는 법까지 만들어 사업을 중단시켰다”며 “시장이 오로지 본인 치적 쌓는 빌미로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를 방해하고 있는데 이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 부동산 전문가들은 인·허가권자가 지역 내 재개발을 지연하는 행위를 일삼아선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은 사직2구역 일대. ⓒ스카이데일리
 
그는 “조합원들은 기나긴 시간을 참아내며 지난해 4월 25일 대법원 판결, 12월 5일 감사원 감사결과로 그 잘못을 입증해 냈음에도 아직까지 서울시의 방해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서울시는 조합원들의 동의서를 받으라는 등 도시환경정비법에도 없는 내용으로 월권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 현재 법제처에 질의한 상태로 추가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나오면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또한 “심지어 서울시 사직2구역 내 토지를 매입해 운동기구 시설 설치를 시도하기도 했다”며 “조합 입장에선 소위 말하는 ‘알박기’ 행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성토햇다. 정 조합대표직무대행자는 “서울시 관계자는 사직2구역을 두고 설계가 잘 못 나와 취소시켜야 한다고 겁박했다”며 “설계가 잘 못 나왔다면 공무원이 책임져야지 왜 힘없는 조합이 피해를 보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노후주택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은 재개발 외엔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주민들이 의지만 있다면 사업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인·허가권자가 고의로 사업을 지연하는 행위는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형석 미국 SWCU 글로벌경영학과 교수는 “서울 내에서 단순히 고치고 보수하는 도시재생은 일단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의 경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정부는 한 발 물러나 도와주는 정도다”며 “우리나라처럼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라 거창하게 이름 짓고 정부·지자체 주도로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주민이 원하는 것을 해줘야 된다”며 “시가 고의로 사업을 지연하는 경우는 절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종로는 경희궁자이 이후 마땅한 공급이 없다”며 “결국 낙후된 곳을 통해 새로운 주거지가 탄생해야 집값 안정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김동환 교수는 “종로는 이전부터 지역적인 상징성 때문인지 여러 규제들로 개발이 이뤄지지 않아 낙후된 곳들이 여럿 존재한다”며 “선거 때만 개발해주겠다고 말하지 말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종로만 못한다는 법은 없다”며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고의로 사업을 못하도록 막아서거나 노골적으로 사업을 계류 시켜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정치인들이 부동산 개발을 정치적으로 악용하다 보니 노후 주거지에 사는 주민들은 마음의 상처는 물론 일상생활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주민들의 생활권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고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것들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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