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는 예술이 곧 삶이고 삶이 곧 예술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예술이란 우리의 삶을 표현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요. 때로는 대화를 그대로 옮기면 노래 가사가 될 수도 있죠. 인생의 기쁨과 슬픔도 다 예술이란 도구를 통해 표출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통로이기도 하죠. 제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정말 소중한 선물이 예술이라고 생각해요.”
작곡가 권노해만 씨(50)는 1997년 MBC ‘강변가요제’ 출신 가수이기도 하면서 미술, 연극, 방송출연, 라디오DJ 등 다양한 활동을 한 예술가이다. 미술과 음악 중 어느 쪽이 본연의 분야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팔색조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권 씨를 구로구 천왕동에 있는 한 카페에서 만나 2시간가량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는 시종일관 특유의 눈웃음과 쾌활한 미소로 자신이 사랑하는 음악과 미술 이야기를 풀어냈다.
“어린 시절에 저의 꿈은 사실 가수였어요. 친구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해서 학교에서 장기자랑을 나가면 1위도 하고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았죠. 저는 또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미술대회에 나가면 상도 받을 정도로 미술 감각도 있었어요. 학창시절 때부터 음악, 미술 등 예술 분야에 취미와 소질이 있어서 가수를 하고 싶은 꿈도 가졌어요. 하지만 아버지께서 제가 노래를 하는 모습을 보시고 많이 혼내셨던 기억도 있어요. 아버지께서 스님이셨는데 제가 학교 졸업 후에 수도자가 되기를 바라셨던 거죠. 제가 대학을 불교미술학과로 진학한 것도 그런 영향이 있었어요. 하지만 20대 때는 독립을 해서 제가 하고 싶은 꿈들을 이루겠다고 나름의 준비를 하던 시기였죠.”
꿈을 위해서 선택한 미술과 음악… 힘든 시절 잘 극복하고 꾸준히 활동
권 씨는 행위 예술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행위 예술(Performance Art)은 예술 개념을 육체적인 행위를 통해 표현하는 예술이다. 미술분야에서 퍼포먼스라 할 때는 회화와 조각 등 작품이 아니고 미술가의 신체를 이용해 표현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권 씨는 자신이 했던 미술 활동에 대해서 설명했다.
“저는 미술 전시, 설치 미술 작가로서 활동 외에도 아동벽화 작업도 했어요. 전국 어린이집에 10년 넘게 벽화일도 하고 어린이 교재에 삽화도 그렸어요. 대학교 다닐 때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었는데 아무래도 경제적인 부분들이 힘들어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누드모델도 해봤고 벽화 그리는 일도 많이 했죠. 공사장에서 일도 한 적도 했었어요. 저는 할머니께서 주신 용돈 5만원으로 고등학교 때 미술학원을 한 달 정도 다니긴 했지만 거의 독학으로 공부했어요.”
대학생 때부터 다양한 미술 활동을 하던 권 씨가 가수로 활동하게 된 것은 강변가요제에서 입상한 것이 계기가 됐다. 강변가요제 이후 그는 본격적인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2001년 옴니버스 앨범-프로젝트그룹 ‘앤유’ 1집을 기획 제작했고 혼성4인조그룹 ‘브이(V)’의 리더로 한국문화사절단 중국 17개성도시 투어콘서트 ‘파워 아시아 21’의 대장정에 참가 공연했다. 또 싱어송라이터 남성발라드 듀오 ‘엔포엠’, 혼성 팝&레게 그룹 ‘달뜨는 감정’, 래퍼 엡스타와 함께한 프로젝트 듀오 ‘흔들-엡스타권노해만’, 프로젝트그룹 ‘칸딘스키’ 등의 멤버로 활동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독학하면서 작곡으로 활동영역을 넓혀 나갔다.
“음악의 기승전결이 어떻게 되는지 노래 구조에 대해 파악을 했었어요. 친구 중에 기타를 잘 치는 친구에게 물어보면서 코드를 알게 되고 대중가요 악보를 많이 보면서 익히면서 감을 키웠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작곡을 터득하게 됐고 지금은 트로트 음악을 전문적으로 작곡하고 있죠. 제가 작곡한 대표곡 중에는 장윤정 씨의 ‘당신 편’, 정동원 군의 ‘육십령’, 강혜연의 ‘만고땡’이라는 곡이 있어요. 사실 저도 트로트 가수로 활동한 적이 있어요. ‘천운’ ‘빽도인생’ ‘꽃무릇사랑’이라는 곡을 발표했죠.”
장윤정의 ‘당신편’은 2017년 8월에 발표한 정통 트로트 장르의 곡으로 꿈을 꾸며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던지는 응원의 메시지를 담고 있는 노래이다. 권 씨는 이 곡을 계기로 만나게 된 가수 장윤정과 함께 ‘당신 편’을 발표하게 된 일화에 대해 설명했다.
“MBN 프로그램 ‘파뿌리’에 출연하면서 이름이 알려지게 되고 그 후에 제가 부른 ‘천운’이라는 곡을 장윤정 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노래가 좋아’에서 부른 적이 있었어요. 그때 저는 노래를 작곡 중이었는데 그 곡을 장윤정 씨가 불러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죠. 때마침 프로그램에서 인사하면서 제 곡을 장윤정씨에게 보내면서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냈어요. 장윤정 씨가 다행히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고 그래서 그때 나온 곡이 잘 돼서 지금도 꾸준히 작곡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권 씨는 ‘권노해만’이라는 독특한 이름으로 가수로서 활동했다. 이름에 대해 물으니 그는 본명은 권해만인데 그가 어린 시절 돌아가신 친어머니의 성이 노씨여서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을 담아 이름에 ‘노’자를 넣게 됐다고 설명했다.
“제가 어릴 적 친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아버지는 재혼을 하시게 됐죠. 어린 마음에 어머니가 많이 보고 싶었지만 새어머니가 같이 계시기 때문에 티를 내기 어려웠어요. 커서 가수로서 활동하면서 제 이름에 어머니의 성을 붙이면서 어머니를 기억한다는 의미로 그렇게 이름을 짓게 됐죠. 다행히 일도 잘되는 느낌이고 예술 활동을 하면서 이름 덕분에 더 많은 사람에게 기억되는 것 같아요.”
작곡이나 작사 등 노래를 만드는 일은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특별한 재능이 필요한 것이냐는 질문에 권 씨는 보통 작곡은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특별한 능력이 없어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누구든 흥얼거리면서 노래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만 하면 충분히 작곡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노래형식 등에 대해 공부하고 틈나는 대로 다양한 곡을 연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가 작곡한 곡인 ‘고맙습니다’는 스승의 날이나 졸업식 때도 많이 듣게 돼요. ‘건빵과 별사탕’은 ‘복면가왕’에 배경음악으로 나왔고 ‘자반고등어’는 ‘집밥 백선생’에 나오기도 했어요. 노래를 만들기 위해선 곡도 중요하지만 대중에게 다가가려면 가사가 많이 중요하죠. 저는 좋은 가사를 쓰기 위해서는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생각해요. 책을 읽다 보면 제가 찾는 딱 맞는 표현을 발견할 수가 있어요.”
권 씨는 이외에도 많은 방송 활동을 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성남FM 생방송 ‘안녕 두씨’ MC, 2017년에는 부천방송 ‘부천in가요’ MC, 2018년에서 2019년까지 TBN부산 ‘TBN차차차’ 고속도로 핫차트 진행을 했고, 지난해에는 관악FM 생방송 ‘가요톡톡’ MC를 했다. 언뜻 보기엔 방송가와 연예계에서 화려한 삶을 살아왔을 것 같지만 자신에게도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고 권 씨는 밝혔다.
“가수 하면서 힘들었던 시절엔 매일 슬럼프가 찾아오면서 매 순간 잘 안 된다는 좌절감에 빠지게 됐어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누군가의 응원을 받으면서 더 열심히 하려고 발버둥치며 고비를 넘겼던 것 같아요. 제가 자수성가한 사람이라 월세 20만원짜리 집에서 살면서도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좌절하지 않겠다고 꿋꿋하게 살려고 노력해왔어요. 남들보다 10년 정도 늦게 성공한 셈이지만 앞으로는 더 잘 될 거라는 믿음을 가지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함께 살고 있는 사랑하는 부인과 우리 아이들에게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면서 가장으로서 책임감 있게 살려고 노력해요.”
권 씨는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최고의 순간들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장윤정의 ‘당신편’을 작곡하게 되면서 이름을 알리게 됐던 때, 친어머니에 대한 잘 모르고 있다가 우연히 갔던 곳에서 어머니의 친척을 만나 그리던 어머니의 사진을 얻었을 때, 대학교에 합격한 뒤 지금까지 30년간 미술 활동을 이어온 시간, 이 순간이 모두 살아오면서 그에게 힘과 용기를 주었던 뿌듯한 순간이라고 전했다. 그는 앞으로도 항상 긍정적인 태도로 삶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사람들과도 많이 교류하면서 만족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며 다짐을 밝혔다. 권 씨는 마지막으로 올해의 활동 계획과 꿈에 대해서 말했다.
“제가 항상 계획을 많이 세우는 편이지만 올해는 일단 코로나가 끝나서 제가 프로듀싱하는 가수들이 공연 활동을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 첫 번째죠. 저 역시 좋은 노래도 많이 만들고, 직접 방송 제작하는 것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것도 활성화하고 버스킹 공연도 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춤과 노래에 재능있는 어린 친구들을 발굴해내서 동아리를 만들어보고자 하는 기획도 있죠. 올해 제가 열심히 활동해서 대중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모습을 많이 관심 갖고 지켜봐 주세요.”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