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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재테크⑧] - 명품 재테크
“사치 아니고 재테크에요”…명품 팔아 돈 버는 똑똑한 MZ세대
명품 매출서 2030 비중 커져… 중고 판매의뢰 3명중 2명 MZ세대
희소성 있는 명품, 구매 후 되팔아… 수익률 높은 샤테크·롤테크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7-03 00:07:01
▲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명품 매출에서 2030세대의 구매 비중은 50.7%로 전년(49.3%) 대비 1.4%p 올랐다. 롯데백화점 역시 이들의 비중은 같은 기간 41%에서 46%로 커졌다. 사진은 서울 중구 한 백화점에서 가격 인상에 들어간 명품 브랜드의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매장 앞에서 줄을 서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스카이데일리DB]
 
 
#. 서울 한 백화점 앞, 개장 시간 한참 전부터 많은 인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30분쯤 지나자 직원으로 보이는 한 사람이 태블릿PC를 들고 나와 대기 번호를 등록하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부터 백화점 앞에 모인 사람들이 기다린 것은 명품 브랜드 ‘샤넬 매장’에 입장할 수 있는 번호였다. 다음 달부터 인기 상품의 가격을 대폭 인상할 것이라는 소문에 소유 목적의 소비자들뿐만 아니라 판매 목적의 ‘리셀러’들도 함께 모였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를 중심으로 명품 재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샤테크(샤넬+재테크), 롤테크(롤렉스+재테크) 등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다. 명품 재테크는 일반적인 중고거래와 다르게 값비싼 명품이나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매해 프리미엄(웃돈)을 붙여 되파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명품 특성상 오랜 세월이 흘러도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는 엄청난 강점을 지니고 있다. 절판될 경우 오히려 오르기도 한다.
 
명품 재테크는 어제 오늘날의 일이 아니다. 오랜 전부터 있었다. 다만 최근엔 모바일 등 디지털 기술과 MZ세대 특유의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 정서, 플렉스(부나 귀중품을 과시하는 것) 문화 등이 결합해 새로운 버전의 명품 재테크를 주도하는 분위기다.
 
신세계百 명품 매출 2030세대 비중, 49% →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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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백화점의 명품 매출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산업자원통상부에 따르면 5월 중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전체 매출에서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35.4%로 전년 동월(29.3%) 대비 6.1%p 늘었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전인 작년 1월(23.9%)과 비교해도 11.5%p나 급상승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MZ세대들이 주도했다.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명품 매출에서 2030세대의 구매 비중은 50.7%로 1년 전보다 1.4%p 올랐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역시 이들의 비중이 41%에서 46%로 커졌다.
 
이들의 명품 구매의 속도는 가팔라지는 추세다. 현대백화점에서 20대의 명품 매출 증가율은 2019년 28.8%에서 2020년 37.7%로 급등했다. 전 연령대에서 가장 증가폭이 컸다. 30대와 40대는 각각 28.1%, 24.3%였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단순한 소비를 넘어서서 MZ세대 사이에서 명품 리셀이 신종 재테크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샤넬, 롤렉스 등 한정적이고 희소성 높은 제품을 중고시장에서 거래하며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국내 중고 명품 플랫폼 필웨이에 따르면 최근 1개월 간 판매를 의뢰하는 고객은 3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66%는 MZ세대였다.
 
필웨이 관계자는 “판매대행 연령대는 MZ세대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이며 특히 샤넬 캐비어 클래식 플랩백 미디움, 롤렉스 서브마리너 그린 등은 인기에 비해 구하기가 쉽지 않아 재테크 수단으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최근 가격 상승과 재테크 등의 이슈로 연결되며 코로나 종식 후에도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600만원대 샤넬가방, 1년 새 1000만원대로 ‘급등’
 
샤넬은 명품 가방 중에서도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제품으로 유명하다. 가격 정책 등의 이유로 판매가격은 매년 1~2회 인상되고 희소성이 높은 제품엔 중고거래에서 웃돈까지 붙는다. 가격 인상 전 구매할 경우 수백만원 이상의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샤넬은 지난해 5월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렸다. 대표적으로 ‘샤넬 클래식 플랩백’이 있다. △보이백 미듐 사이즈는 622만원에서 657만원(5.6%) △스몰 사이즈는 632만원에서 769만원(21.7%) △미듐 사이즈는 715만원에서 846만원(18.3%) △라지 사이즈는 792만원에서 923만원(16.5%) 등으로 인상됐다.
 
1년 정도 지난 현재 이들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지난달 29일 필웨이에서 미사용 중고 기준으로 스몰 사이즈와 미듐 사이즈는 각각 1025만원, 1055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가격 인상 전 구입했다고 가정하면 각각 62.1%(393만원), 47.6%(340만원)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라지 사이즈의 현 판매가는 1100만원에 이른다.
 
▲ ‘롤테크’는 시중에 물량이 많지 않아 샤테크보다 희소가치와 이윤이 큰 편이다. 롤렉스를 구입하기 위해 매장에서 대기표를 뽑아놓고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사진은 부산본점의 한 시계 매장에서 남성 고객이 명품시계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롤테크’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시중에 물량이 많지 않아 샤테크보다 희소가치와 이윤이 큰 편이다. 롤렉스를 구입하기 위해 매장에서 대기표를 뽑아놓고 기다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모든 롤렉스 제품이 웃돈을 얹어 되팔기를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롤렉스 중에서도 특히 데이토나, 서브마리너, 오이스터퍼페츄얼 등이 각광받는 상품이다.
 
‘롤렉스 데이토나 스틸(흰판)’ 시계의 지난해 매장 판매가는 1599만원이었다. 29일 현재 이 제품은 필웨이에서 중고로 4200만~49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수익률은 최대 200%(3300만원)에 이른다. ‘롤렉스 서브마리너 그린’ 시계도 수익률이 높다. 지난해 정식 판매가는 1139만원이었지만 현재 두 배 이상 올라 중고 시장에서 235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2030세대 절반 이상, 플렉스 소비에 긍정적
 
명품 재테크가 인기를 끄는 데는 MZ세대 가치관에 플렉스 문화가 자리 잡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한 삶의 만족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투자한다는 태도도 한 몫 했다. 이들은 소비행위를 할 때 가격보다는 ‘가심비’를 우선시하는 성향이 강하다. 아울러 생산자와 소비자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프로슈머(prosumer)’라는 개념도 명품 재테크와 어울린다.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지난해 2030세대 3064명을 대상으로 ‘플렉스 소비문화’에 대한 설문을 진행한 결과 이들 중 52.1%가 플렉스 소비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 1위는 ‘자기 만족이 중요해서’(52.6%·복수응답)였다. 다음으로 △‘즐기는 것도 다 때가 있다고 생각해서’(43.2%) △‘스트레스 해소에 좋을 것 같아서’(34.8%) △‘인생은 즐기는 것이라 생각해서’(32.2%) △‘삶에 자극이 되어서’(22.2%) 등의 순이었다.
 
이들 중 절반 이상(54.5%)은 앞으로 플렉스 소비를 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플렉스 하고 싶은 것으로는 고가의 명품(40.8%·복수응답)을 첫 번째로 꼽았다. 다음으로 △세계 여행(36.7%) △음식(27%) △자동차(24.6%) △집·땅 등의 부동산(23.2%) △전자기기(21.6%) 등의 순이었다.
 
전대근 안동대학교 의류학과 교수는 ‘MZ세대의 과시소비성향이 자기 사용과 선물 상황에서 의복 평가기준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기성세대에 비해 솔직하고 자기표현이 강한 이른바 MZ세대는 상대적으로 부유한 부모세대의 환경적 영향 속에서 디지털, 온라인을 기반으로 트렌드에 민감하며 새롭고 다른 경험을 추구하는 고유의 소비 특성을 구축해왔다”며 MZ세대의 특성을 분석했다.
 
전 교수는 “(MZ세대는) 미래를 위해 저축하거나 검소하게 소비하지 않고 욜로(YOLO), 플렉스(FLEX) 등과 같이 지금의 나를 위해서 고가이거나 유행 중인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고 이를 SNS 등을 통해서 자랑스럽게 표현한다”며 “올해에는 식품과 생필품은 가성비를 따지는 대신 명품이나 프리미어 가전처럼 고가 제품에는 오히려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플렉스 하는 자린고비’ 소비가 더욱 확산될 것이다”라고 예측했다.
 
[윤승준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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