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졸속처리’ 당일 여론조사 “국민 반대 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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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씨앤아이 여론조사 “검수완박 합의안 반대 52.9%”
민주당은 27일 새벽 檢개혁법 법사위 단독처리 강행
尹 당선인 측 “지방선거 때 찬반 국민투표 제안”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4-27 17:00:15

▲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본회의 처리 시도를 규탄하는 연좌농성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관련법이 일사천리로 처리된 당일 국회는 하루 종일 숨 막히는 긴장감에 휩싸였다. 이날 검수완박 여야 합의안을 반대하는 국민이 과반이라는 여론조사 결과도 함께 발표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국민투표를 통해 민의를 확인하자고 제안했다.

여론조사업체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 의뢰로 23~25일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7일 공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합의안은 잘못한 일’이라는 응답이 52.9%로 집계됐다. ‘잘한 일’은 36.2%에 그쳤다.

민주당은 27일 새벽 국민의힘의 반발 속에 검수완박으로 불리는 검찰개혁법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단독처리했다. 여야는 전날 오전 10시30분께 박병석 국회의장 주재로 약 70분 동안 원내대표 회동을 가졌지만 합의는 불발됐다. 법사위는 오후 2시 법안소위 심사를 재개했다. 민주당은 오후 7시10분께 국민의힘이 퇴장한 가운데 법안소위에서 자당이 발의한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단독의결했다.

국민의힘은 공직자‧선거범죄를 포함한 4대 범죄에 대한 검찰 수사권을 존치하고 방위사업‧대형참사 수사권만 경찰에 넘기는 내용으로 재협상을 요구했지만 민주당 거부로 관철되지 못했다. 법안소위에서 단독처리한 민주당은 26일 오후 9시20분께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었다. 국민의힘은 회의장 안팎에서 ‘국민독박‧죄인대박 검수완박 반대’ 등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국민의힘 요청으로 오후 11시30분께 안건조정위원회가 열렸지만 민주당을 탈당한 민형배 무소속 의원이 야당 몫으로 법안에 찬성하면서 8분 만에 의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집단항의 속에 회의장 출입을 막은 국회 관계자들과 기자들까지 엉키면서 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27일 0시를 넘어 열린 전체회의에서도 국민의힘 측 반발이 계속됐지만 민주당 소속 박광온 법사위원장은 기립표결로 6분 만에 법안 처리를 마무리했다.

박 의장은 27일 오후 2시께 다시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하고 막판 합의를 종용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국회 본관에서 검수완박 강행처리 저지 연좌농성에 돌입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 실력자들을 보호하겠다는 심산으로 검수완박 강행처리를 시도한 것”이라며 “자신들(민주당)이 구린 데가 많다 보니 이걸 회피하기 위해 검찰 수사권을 빼앗으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앞서 당 상임위원장 및 간사단 연석회의에서는 여야와 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특위 구성을 재차 촉구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대국민호소문에서 박 의장을 향해 “입법 역사의 오점으로 남지 않도록 입법 독주를 막고 역사에 부끄럽지 않은 결단을 해주시길 호소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권성동 원내대표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첫 주자로 내세우며 법안 저지에 나섰다. 민주당은 ‘회기 쪼개기’인 살라미 전술 카드를 꺼내들며 맞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장외에서도 검수완박 반대 목소리가 쏟아졌다. 특히 검찰은 관련법 시행을 막기 위한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및 효력정지 신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성진 대검찰청 차장검사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이 수사를 못 하게 하고 검사 기소권을 제한하는 건 위헌 소지가 명백하다. 미리 결론을 내놓고 하루아침에 다수결로 강행 통과시킨 것도 절차상 심각한 위헌”이라고 했다. 대검은 별도로 권한쟁의심판청구팀 및 효력정지가처분신청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국민투표를 제안했다. 27일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에 의하면 윤 당선인은 “여의도 정치권이 서두르지 말고 심도 있게 논의해 국민이 원하는 답을 도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수완박 관련 국민투표 방안을 윤 당선인에게 보고하려 한다”며 “(6월1일) 지방선거와 함께 (국민투표를) 치른다면 큰 비용을 안 들이고 (민의를) 직접 물을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