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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수도권 집중호우로 침수된 차량 피해 규모가 약 1만1500건에 162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차량이 침수 사실을 속이고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폭우 피해가 외제차가 밀집한 강남 지역에 집중된 바람에 손해액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대당 5억원이 넘는 페라리 같은 최고급 외제차부터 벤츠·BMW·아우디·볼보 등 고가 차량이 다수 피해를 봤다. 이에 대형 손보사들은 9일 비상회의를 열면서 대책 마련에 고심했다.
18일 손해보험업계(손보업계)에 따르면 호우가 시작된 8일부터 17일 오전 10시까지 12개 손해보험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는 1만1488건이었고, 추정손해액은 1620억8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외제차 침수 피해 건수는 3741건으로 전체의 33%였다. 피해 침수차 3대 중 1대가 외제차였다. 이번 침수 피해는 서울 강남 지역에서 집중 발생해 외제차 접수 건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외제차 추정손해액은 전체의 58%인 934억8000만원에 이르렀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대형 4사에 접수된 차량 침수 피해는 9765건, 추정손해액은 1377억7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외제차 접수 건수는 3180건, 손해액은 794억6000만원이다.
지금까지 추정손해액(1620억원)은 이미 사상 최악의 차량 침수 피해 규모를 넘어섰다. 이전까지 가장 큰 차량 침수 추정손해액은 2020년 7~9월의 1157억원(2만1194대)이었다. 2003년 태풍 매미가 4만1042대(911억원)로 가장 많은 침수 대수를 기록했다.
추가 비 소식과 보험금 청구까지 소요 시간을 고려하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침수 피해를 보상하는 자동차보험 자기차량손해담보(‘자차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도 감안해야 한다. 작년 말 기준 자차보험 가입률은 72.7%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다행히 현재 차량 침수 피해 접수 증가 속도가 줄어들면서 마무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형 4사는 차량 침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서울대공원 주차장 등을 임대해 차량 견인 및 현장보상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러한 대규모 침수 차량이 조만간 중고차 시장에 매물로 쏟아질 거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정치권이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17일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은 중고차 판매업자가 차량의 침수 사실을 속이고 판매할 경우 90일 동안 환불을 보장하는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이 발의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은 침수, 주행거리 등 사항을 속이고 판매한 경우 90일까지 환불기간을 법률로 보장한다는 내용이다.
김 의원은 “중고차 판매업자들이 내부 세차를 하고, 안전벨트 등 침수사실을 알 수 있는 부품을 교체하는 등으로 침수사실을 감추고 판매하고 있어 일반 소비자가 단기간에 침수사실을 인지하기 곤란한 상황”이라며 “현행법으로 30일 이내에만 환불할 수 있어 소비자 보호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출시된 차량은 과거와 다르게 자율주행 등 전자부품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어 침수로 인해 오작동, 급발진 등 사고 발생위험이 크다”며 “판매 후 일정기간 사용을 했더라도 사고 위험을 고려해 법률로 환불을 장기간 보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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