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인기곡 '외로운 크리스마스' 외면… 노인난방비 삭감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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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건 외국 전쟁들과 추위에 떠는 노령연금 수급자들~”가사
현지 다운로드 차트 1위… 수익금 전액 노인지원단체 기부 예정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2-22 17:42:39

▲ '얼어붙은 크리스마스' 뮤직비디오 캡처. 1974년에 나온 노래에 키어 스타머 총리와 노동당 정부르 비판한 가사를 입혔다. 수익금은 전액 노인지원 단체에 기부된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스타머는 나토 회의에서 우크라 지원을 다짐했다. 연합뉴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와 노동당 정부를 비판하는 패러디 크리스마스 노래가 인기몰이 중이라고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패러디 밴드인 ‘스타머경(卿)과 그래니 하머스’가 1일 선보인 ‘얼어붙은 크리스마스’는 영국의 록 밴드 ‘머드’가 1974년 발표한 ‘외로운 크리스마스’ 멜로디에 스타머 정부의 겨울 난방비 보조금 삭감 결정을 비판한 가사를 입힌 것이다.

특히 “냉기로 가득 찬 집을 상상해봐요. 땔감이 없어 이번 크리스마스는 춥겠지. 키어 스타머가 따뜻하게 지내는 동안 이번 크리스마스는 춥겠지. 주변을 둘러보면 딴 나라 전쟁들과 추위에 떨고 있는 노령연금 수급자들뿐” 대목이 핵심이다. 앞서 스타머 정부가 공공 지출을 줄이겠다며 고령층에 지원하는 겨울철 난방비 대부분을 삭감하기로 한 것을 비틀고 있다. 서유럽 국가 대부분 우크라이나전쟁 여파로 인한 에너지난에 고전 중이지만 이들 정상이 모이면 늘 우크라 지원을 다짐한다.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 때 스타머 총리 역시 예외가 아니었다.

영국에서 국가연금 수급자는 소득과 관계없이 해마다 겨울에 연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었다. 80세 이상은 300파운드(약 53만 원), 66세 이상 80세 미만에겐 200파운드(약 35만 원)다. 그러나 스타머정부가 이 지원비를 일부 저소득층에만 지급하기로 결정함으로써 약 900만 명 이상이 지원을 못 받게 됐다.

유튜브에 올라온 이 패러디 곡의 공식 뮤직비디오를 21일 현재 200만 명 이상이 시청했으며 영국의 공식 싱글 다운로드 차트 1위에 올라 있다. 밴드에 따르면 패러디 곡의 수익금은 전액 노인지원 자선단체에 기부될 계획이다. 다만 이 곡의 상당한 인기를 아직 현지 공영 BBC 라디오가 계속 외면하고 있다.

“늘 청중과 상황을 고려해 선곡 결정을 한다”는 게 BBC 대변인 설명이었으나, 이번 패러디노래를 부른 가수 딘 에거가 “BBC 스스로 부정적 편향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며 꼬집자, 밴드 머드의 원년 멤버인 롭 데이비스도 한마디 했다. 그는 정부의 난방비지원 삭감을 지지하지 않는다면서도 “BBC가 그런 곡을 안 틀어 주는 이유를 이해한다. 조심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실상 더욱 날카로운 논평을 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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