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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 공기업 임직원 ‘선 넘은 특혜’(下-기타)
‘공짜 숙소’서 대충 근무하고 ‘성과급’… “철밥통 여전하네”
정부 개혁 외침에도 ‘아랑곳없이’ 각종 특혜 유지
‘역대급 적자’ 한전, 5년 간 성과급 2.5조원 지급
추경호 기재부 TF 꾸려 “공기업 복리후생 혁신할 것”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11-14 00:05:07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은 지난달 17일 예산 효율화·복리후생 관련 공공기관 혁신안 발표하며 한국전력공사,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등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 비용절감을 예고했다. [그래픽=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김학형 팀장|장혜원·윤승준 기자] 윤석열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공공기관에 대한 고강도 혁신을 예고했음에도, 많은 공기업이 공짜 숙소, 근무 태만, 성과급 등 특급 혜택을 유지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 경제가 고환율·고물가·고금리 등 사상 초유의 3고(高) 위기에 직면한 상황에서 ‘그들만의 잔치’를 벌였다는 점에서 비난의 소리가 높다. 차제에 고질병으로 불리는 방만 경영과 도덕적 해이, ‘철밥통’ 정서 등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혁신은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밝혔으며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공공기관 파티는 끝났다”고 선포했다. 이 가운데, 공기업의 방만·특혜 경영 실태가 드러나 논란이 빚어졌다. 수혜자는 대부분 고연봉 간부로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대규모 적자가 난 공기업의 현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 배짱 경영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달 국회 국정감사에서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징계를 받은 직원들에게도 성과급을 꾸준히 지급해 논란이 불거졌다. GKL은 강남에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준시장형 공기업’이다. 
 
이용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GKL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GKL 내부에서 2017년부터 5년간 이뤄진 징계는 △견책 32회 △근신 11회 △감봉 23회 △정직 19회 △면직 10회 등 모두 95회였다. 직급별로는 △5급이 37회 △4급이 15회 △3급이 15회 △2급이 6회 △1급이 3회의 징계를 받았다. 
 
특히 GKL은 견책·근신·감봉 등의 경징계뿐만 아니라, 정직 등의 중징계를 받은 직원에게도 성과급을 꾸준히 지급했다. 경징계를 받은 직원에게는 성과급을 전부 지급했고, 성희롱 등으로 중징계를 받은 직원에게도 성과급 일부를 지급했다. 이들에게 지급된 성과급만 5년간 총 7억4600만원에 달했다. 2020년 10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정부 예산을 받는 공직 유관단체도 공무원과 같이 볼 수 있는 성과급과 명예퇴직수당 지급을 금지하도록 제도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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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누적적자에도 성과급 잔치하며 방만 경영
 
최근 ‘만성 적자’를 호소하며 전기료를 인상한 한국전력공사 역시 국민 혈세로 ‘성과급 잔치’를 벌인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다. 박영수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한전과 11개 자회사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임직원에게 2조4868억 원의 성과급을 지급했다.
 
같은 기간 한전의 실적은 악화일로였다. 2017년 4조9531억 원에서 2018년 2080억 원 적자로 돌아섰고, 2019년에도 1조276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2020년 저유가의 영향으로 4조862억 원의 흑자를 냈으나, 지난해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5조8601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한전은 올해 상반기에만 약 14조 원의 적자를 기록해 올 한 해 총 30조 원 규모의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대한적십자사는 고위직의 근무 태만과 채용과정에서 편법·특혜 의혹이 지적됐다. 고영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대한적십자사 자료에 따르면 혈액관리본부장은 2019년 채용 이후 최근까지 4년간 근무태도 기록 자체가 없고, 사무총장은 2021년 채용 이후 올해 8월17일까지 1년 이상 근태 기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실장 역시 출퇴근 기록은 30% 안팎으로 파악됐다. 
 
또한 고 의원은 대한적십자사 회장이 임명하는 개방형 직위 채용 과정에서 온갖 편법과 특혜 채용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근태 기록이 없는 혈액관리본부장과 2021년 7월부터 1년간 계약기간을 연장하며 연봉까지 인상해 줬고, 올 7월에는 2024년까지 2년 재계약으로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고 의원은 “이 같은 사례는 공공기관 채용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인데다 근태 기록 자체가 없을 경우 해임이나 파면까지 가능한 중대 사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수서고속철도(SRT)를 운영하는 SR 등 철도공기업은 직원들에게 회사 비용으로 임차한 ‘공짜 숙소’를 제공하는 등의 방만 경영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수혜자 대부분은 고연봉 간부로서 코레일은 지난해 상반기 4885억 원, SR은 148억 원 손실을 봤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코레일에서 받은 ‘원거리 출·퇴근자 임차 숙소’ 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은 직원들에게 서울·대전 등 전국에 150채의 오피스텔·아파트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기준 회사가 부담하는 전체 전세 임차 가격은 201억 원이었고, 거주자 전원이 3급 이상 간부로 월세 부담 없이 관리비·공과금만 내고 있었다.
 
코레일 간부 150여 명 가운데 가장 비싼 전세를 제공받는 직원은 경기 수원시에 거주하는 본부장(1급) 간부 C씨였다. C씨는 전세금 5억7000만 원 상당의 서울 중구 소재 D사이버빌리지 아파트를 임차 숙소로 사용하고 있다. 
 
SR 역시 전국 38개 숙소를 직원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김 의원실에 제출한 ‘원거리 출·퇴근자용 숙소 임차 현황’ 자료에 따르면, 38개 숙소 중 중 22곳이 서울 강남·송파구에 있었다. 숙소 거주자의 55% 이상이 3급 이상 간부였고, 2급 직원의 경우 2명 중 1명꼴로 무료 숙소 혜택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 지역에 상급자 전용 사택을 제공해 온 셈이다.
 
누적 적자에도 인건비 2배 …복지수준 최상 ‘수술대 오른 공공기관’
 
문제는 공기업의 실적 악화가 현재진행형인 가운데 이 같은 임직원 특혜가 불거졌다는 점이다. 산업계에 따르면 350개 공기업의 부채는 2017년 493조 원에서 지난해 583조 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4조3000억 원 흑자에서 1조8000억 원 적자로 반전됐다. 그동안 정부의 과보호 속에 공기업이 부채 중독에 빠져들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공공기관 임직원 수는 무려 44만 명으로, 인건비는 22조9000억 원에서 30조3000억 원으로 32%나 급증했다. 평균 연봉은 중소기업의 두 배를 웃돌고 대기업 평균보다 8.3% 정도 많았다. 
 
정부는 ‘공공기관 혁신가이드라인’에서 공공기관의 방만한 경영, 즉 부채 규모가 위험수위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기재부가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한 한국전력의 6월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165조8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8조5000억 원 늘어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윤 대통령은 6월21일 국무회의에서 “공공기관 부채가 지난 5년간 급증해 작년 말 기준 583조 원에 이른다”며 공공기관 재무 개선을 골자로 한 혁신을 주문한 바 있다.
 
▲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시스]
 
반면, 부채규모를 기준으로 삼는 공공기관 재정 운용 진단은 방향성에서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을 보면, 국내 전체 공공기관 350곳의 부채는 2016년 말 499조 원에서 지난해 말 583조 원으로 17%(84조원) 늘어났으나, 부채비율은 2017년 157.2%에서 2021년 151%로 낮아졌다. 이는 올해 예산 기준 30조 원이 넘어간다. 
 
재량지출은 공무원 인건비, 국고 보조 사회간접자본(SOC) 사업비 등 각 부처가 어느 정도 조정이 가능한 지출로서 공공기관에서 집행하는 사회간접자본과 사회복지 기준의 사업비중이 줄고 민간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공기관 혁신 태스크포스(TF)’로 공공기관 혁신에 나섰다. 지난달 확정된 공공기관의 자산 효율화 계획에 따르면 공공부문 효율화를 추진 중인 윤석열정부는 282개 공공기관에서 700건이 넘는 복리후생 경비를 줄이기로 했다. 
 
개혁의 주요방향은 7월 추 부총리가 발표한 ‘새 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의 △기능 조정 △조직·인력 효율화 △예산 효율화 △불요불급한 자산 매각 △복리후생 점검 등 5대 분야다. 여기에 고교 학자금 지원 폐지, 사내 대출, 과도한 경조사비 삭감 등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 지정기준 등을 변경하는 관리체계 개편 방안도 발표됐다. 올해 기준 중앙정부에서 관리하는 공공기관은 총 130개(공기업 36개·준정부기관 94개)이다. 이 가운데 비슷한 기능을 가진 기관을 통폐합하거나, 주무부처가 관리하는 기타공공기관으로 돌리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 올해 하반기 절감되는 예산은 10.2% 수준으로 금액으로 보면 7142억원 가량이다. 내년에는 4316억원으로 3.1% 삭감될 예정이다. 공공기관 복리후생과 관련해서는 282개 기관 사내대출 등 15개 항목의 715건의 개선 및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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