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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은 통상 시공간의 제한이 없는 개념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돼 있다. 영혼의 존재유무를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차원을 넘어 사람들은 수천년의 역사 동안 영혼의 존재를 그렇게 믿어 왔고 지금도 전 세계 수십억명의 인구가 영혼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는다. 과학적 검증이 되지 않았는데 이처럼 믿는 이유에는 과학적 검증과는 별개로 실제로 존재하기 때문은 아닐까. 다른 말로 일상적인 현실의 시공간 안에서 영혼처럼 이동할 수는 없을까. 현실이 정말 가상세계(뇌의 가상 시뮬레이션)라는 전제 하에 이에 대한 대응차원의 대칭적 가상세계를 활용하면 실제 세계인 영혼의 세계와 유사하게 상호간 마음을 소통할 길이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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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가 태어나기 전에도 시간은 시작과 끝이 없었기에 우주의 생명인 우리들은 그 신작로(현재)를 찾을 수 있다. 2차원적인 흐름만 보면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날 길이 보이지 않지만 이른바 물리학적 ‘허시간’(imaginary time)을 우리 마음의 좌표로 올리면 어느 곳에 발을 디뎌도 ‘현재’에 있게 된다. 과거와 미래가 있는지 조차 모르는 현재를 현실에서 느낄 수가 있다. 동양사상적으로 보면 미발(未發)이 그와 같은 연장선이다. 미발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회심(灰心, 재처럼 고요히 사라져 외부의 유혹을 받지 않는 마음)의 상태로 현실과 동기화가 가능하다. 현실을 응시하는 에너지가 곧 순수한 영혼과의 교류다. <본문중에서> <이미지=위즈데이타>
현실과 가상이 혼돈되는 사례는 수없이 많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전부라고 여기는 무한히 한정된 가상의 세계(뇌)를 넘어 현실을 혼동하지 않기 위해서는 우주의 물리적 사례를 들추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블랙홀의 정체에 대해 탐미해 보자. 우주에는 수없이 많은 블랙홀이 실존한다. 블랙홀은 질량이 상상을 초월해 엄청나게 무겁지만 고밀도로 응축돼 있어서 그곳에서 나온 중력은 빛조차 잡아둔다. 우주에는 광속도 이상의 속도가 존재하지 않고, 그 빛의 속도 이하는 중력에 회귀해야 하기 때문에 간접관측에 의존하는 블랙홀 안쪽은 사실 그 실체가 무엇인지 베일에 싸여 있다.
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이라 불리는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 안쪽에는 어떤 물리현상이 있는지 모른다. 블랙홀 깊숙이 있는 특이점은 일반 물리법칙은 물론이고 양자론까지 무력화 돼 그 정체가 곧 우주의 열쇠로 여겨지고 있다.
특이점에 이를수록 시간이 멈추고 공간이 한쪽으로만 흐르듯 없어지는데, 시공간이 모두 갇혀버리는 식이다. 그 작은 특이점이 거대한 우리 은하의 구심점도 되고 있고, 이런 블랙홀들이 우주 공간에는 셀수 없이 많다.
그래서 블랙홀이 과거에는 모든 것을 삼키는 괴물이라고 불렸지만 지금은 우주의 기원과 생성 및 변화 등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역할을 하는 주인공으로 인식이 바뀌었다. 블랙홀은 태양계와 지구 그리고 우리와 모든 생명들에게 일종의 삶의 터전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빛의 속도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에 있다. 블랙홀에 던져진 물질은 실제 엄청난 속도로 특이점으로 빨려 들어갔겠지만 사건의 지평선에서는 끝없이 정지해 보인다.
블랙홀을 특수장비(가시파장 빛의 속도로 된 가상 관측장비)로 빛을 쏘아 반사돼 나오는 반사광 관측이 가능하다면 그렇다. 블랙홀에 던져진 물체가 빛의 속도로 떨어지는 시점에서 관측장비가 빛의 속도로 우리의 뇌를 인식시킨다면 그 물체는 우리에게 영원히 정지해 보인다는 것이다.
사건의 지평선 바깥에서 보면 물체가 빨리 떨어지다가 서서히 정지하는 식으로 나아가 공간이 마치 시간처럼 움직이는 식이다. 물론 그 안쪽의 특이점에서는 시공간이 모두 없어진다. 블랙홀에 던져진 물체가 실제의 시공간이 존재하면서 낙하했는데, 관측자 입장에서는 물체가 브레이크 잡듯이 멈추어지다가 결국 정지하는 인지와 느낌, 그것이 ‘어쨌든 사실’인 것으로 보여지는 상황을 기억에 넣어 보자.
다른 사례 하나를 더 보자. 몸무게 70kg의 사람의 몸은 원자 내에 있는 소립자의 개수가 2만6000개에 곱하기 1조개, 또 거기에 1조개를 곱하는 정도가 된다고 한다. 사람의 몸을 쪼개고 쪼개 원자상태로만 보면 수소·산소·탄소 원자가 99%인데, 이들 원자핵 안에 있는 전자·양성자·중성자 등의 수가 이 정도 되는 것이다.
우리가 양자적 공간이동을 하면 일단 특수 이동장치에 들어가 이들 소립자의 상태로 분해돼야 한다. 분해 후 ‘양자적 얽힘’이라는 ‘상태의 공존’에 따라 동일한 사람이 원거리에 복사(엄밀히 복사가 아닌 공존)되면 양자이동이 된 것이다.
만약 이 같은 거시의 양자적 이동을 관측할 수 있는 관측자가 있다면 그 관측자에게 이동한 사람은 소립자로의 분해를 거쳐 다시 조립되는 식으로 보인다. 이는 공상과학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동전과 이동후가 동일인임에도 관측자에게는 거시적으로 복사된 것 같아 보이는데, 그것이 ‘어쨌든 사실’인 것으로 여겨지는 현상을 또 기억에 넣어 보자.
위에 든 두 가지 사례만 봐도 인간의 뇌가 가상현실에 억매여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는 물리적으로 진실인 것을 뇌는 그렇게 인식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인식하는 우리의 전부(뇌)는 이렇듯 ‘자연의 진실’ 내지 ‘자연의 원리’를 정확히 못 본다. 이를 전제한다면 영혼의 문제는 새로운 시각으로 다가온다.
평소 일상생활에서 우리 모두가 실시간으로 만들고 있는 ‘가상의 시뮬레이션’(뇌 현상)에 그리고 또한 보이는 것과 실제가 다른 것이 합쳐져 만들어진 어긋난 현실까지 덧붙여져 우리의 현재는 가상이지만 현실을 사는 우리들에게는 그것이 ‘어쨌든 사실’로 보여지는 것에 의미가 숨어 있다.
이것이 보이지 않고 잡혀지지도 않는 마음의 교류를 찾아야 할 이유가 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가상의 교류로 촉발을 시켜 우리가 느끼기에는 실제의 교류로 확신이 드는 상황을 만들어 볼 필요가 있다. 가상의 현실이 ‘생명유지 속성’의 근간 때문에 마음간의 진정한 교류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느끼고 소통하는 마음의 원리는 폐쇄형이다. 정신적으로는 마음, 물질적으로는 뇌가 그런 역할을 생명 시퀀스에 의해 하고 있다. 우리가 평소 무의식중에 그렇게 하고 있는 만큼 의식적으로 그것에 반하는 가상현실을 대응시켜 볼 필요가 있다. 그 중심에 영혼이 자리한다.
감정싸움이 붙으면 누가 봐도 사소한 일인데 사람들은 배수진을 친다. 때로는 평생에 걸쳐 힘들게 이룩한 부와 명예마저 저당 잡힌 채 그 사소한 감정에 억매에 목숨 걸고 싸우는 일을 흔하게 목도한다. 감정싸움의 근원이 무엇인가. 사소한 일로 싸우면서 배수진을 칠 때가 언제인가. 가장 큰 싹은 무시와 경멸 그리고 미움이다. 그것은 우리의 뇌가 만들어낸 가상의 시뮬레이션에 확장된다.
무시와 경멸은 겉으로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런 상처를 받으면 즉각 생명유지 속성 내에서는 축복으로 받은 생명의 본질을 마구 파헤쳐 뿌리째 뽑아내려 하는 무서운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생명유지 속성은 전투대형을 갖춘 채로 미움과 증오라는 무기를 키워 언젠가 자신의 생명에 위협을 가한 그 생명의 뿌리를 뽑아내기 위한 복수의 칼날을 번뜩인다.
이때 영혼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분열 상태 직전에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 때 찾아야 할 길은 시간이라는 신작로(新作路)다. 미움과 증오를 털어내지 못하고 끝내 사랑이란 패를 움켜잡지 못하거나 용기가 없다면 그 뒤에는 ‘과거의 시간’이라는 허상의 주인공이 번뜩이는 복수의 칼을 들고 허겁지겁 좇아오고 있을 것이다.
그 시간은 흉측한 괴물의 형상을 보인다. 현재와 미래의 시간을 송두리째 빼앗는 과거의 시간은 블랙홀처럼 큰 힘을 가졌다. 이 때 뒤를 돌아보면 안 된다. 무서움과 두려움에 자꾸만 뒤를 돌아보게 되면 과거의 시간은 끝내 우리를 삼키고 만다.
‘시간의 신작로’(희망의 길)는 시작과 끝이 없는 현재라는 길이다. 어느 곳에 발을 떼어도 현재만 있을 뿐 시작과 끝이 없는 신작로에 발을 디디면 우리를 괴롭혔던 과거의 시간은 더 이상 좇아오지 않고 좇아 올 길이 없다. 미움과 증오 등을 껴안고 있는 과거의 시간은 어느새 사라진다.
우주가 태어나기 전에도 시간은 시작과 끝이 없었기에 우주의 생명인 우리들은 그 신작로(현재)를 찾을 수 있다. 2차원적인 흐름만 보면 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날 길이 보이지 않지만 이른바 물리학적 ‘허시간’(imaginary time)을 우리 마음의 좌표로 올리면 어느 곳에 발을 디뎌도 ‘현재’에 있게 된다. 과거와 미래가 있는지 조차 모르는 현재를 현실에서 느낄 수가 있다. 동양사상적으로 보면 미발(未發)이 그와 같은 연장선이다. 미발인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회심(灰心, 재처럼 고요히 사라져 외부의 유혹을 받지 않는 마음)의 상태로 현실과 동기화가 가능하다.
현실을 응시하는 에너지가 곧 순수한 영혼과의 교류다. 이는 자신과 또는 타인과 누구나 할 수 있는 소통이다. 이런 마음들이 우리 주변에 넘쳐흐른다면 사랑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우리 삶에 스며들게 해 고통과 복수 등의 가상세계를 벗어나게 해줄 것이다.
누군가 고통 속에 있다면 먼저 그 역할을 하고 싶지 않을까. 영적이 아닌 평소의 삶에서도 수시로 마음의 교류가 가능하다. 그 마음은 사랑이 체화되어 시공간의 개념이 없다. 그런 마음들을 불러 모으면 어렵고 힘든 삶 속에서 시공간을 넘나들었다는 사실을 스스로에게 자랑스러워해도 된다. 이런 실천 속에서 보이는 물질세계가 얼마나 작은가를 절감하게 되고, 그 마음이 체화돼 나가면서 또한 포용과 관용의 그릇들이 저마다 커진다.
포용과 관용의 그릇이 커질수록 자신으로부터 시작해 가족, 이웃, 사회, 국가, 인류로 점차 확산해 가면서 책임져야 할 범위가 넓어진다. 책임이 곧 사랑의 다른 표현이다. 오늘날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힘도 그 명분은 책임이라는 샘에서 발현됐다. 그 힘은 블랙홀처럼 무한하고 양자이동처럼 어디든 순간이동이 가능하다고 믿어보자. 설사 믿음이 안가더라도 믿는다면 큰 사람이 되는 길이고, 그것이 ‘성공의 발판’을 마련하는 길이니 손해 볼 일이 없다. 현실의 삶에서 순수함에 바탕을 둔 욕심은 책임이라는 정제된 욕심을 바탕으로 삼기 때문에 강한 힘을 발휘한다. <스카이 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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