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야, 정쟁 접고 ‘정치’ 되살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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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민주 ‘민생 공통공약추진협의체’ 출범
민심 ‘탄핵과 특검·거부권’만 운운에 혐오
정책 경쟁하되 정당을 초월해 머리 맞대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9 00:02:02

여야 간 정쟁의 연속인 여의도에 모처럼 ‘정치’가 되살아나는 조짐이어서 다행스럽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28일 정책위의장과 원내수석부대표 간 2+2회동에 나서 ‘민생 공통공약 추진 협의체(민생협의체)’를 출범했다. 민생협의체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당대표 회담에서 합의한 공통 공약 협의 창구다.

여야 민생협의체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국민은 걸핏하면 ‘탄핵과 특검·거부권’만 운운하는 여야에 혐오감을 갖고 등 돌린 지 오래이기에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반기는 것이다. 민생 법안들을 대상으로 정쟁과 무관하게 패스트트랙을 도입하자는 취지이기에 시급히 처리돼야 한다.

주요 법안으로는 미래 산업 전환 대비 반도체산업과 인공지능(AI) 산업 지원, 국가 기반 전력망 확충 지원, 가계와 소상공인의 부채 부담 완화 방안 및 자영업·소상공인 지원 방안, 골목상권과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지원 방안, 저출생 대책을 위한 입법 과제, 정당정치 활성화 및 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을 꼽을 수 있다.

티메프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한 온라인플랫폼법,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상법 개정안, 납품 대금 연동 대상에 에너지요금을 포함하는 등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법안도 논의 대상으로 거론된다.

민생협의체는 의료 대란 해결 등 국민의 부담과 불안을 덜 수 있는 민생 과제에 대해선 의제에 제한을 두지 않고 적극 협의하고 신속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길 당부한다. 당장 국민 공감대가 큰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인구전략기획부 출범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 반도체 지원법 등 민생 법안을 11월1일 본회의에서 우선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국회의 이 같은 법안 뒷받침이 돼야만 한국 경제의 활로를 열 수 있다. 작금 한국 경제는 어려움에 처해 있음이 여러 통계에서 드러나고 있다. 우리 경제는 2개 분기 연속 ‘성장률 쇼크’를 겪고 있다. 긴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 온 수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해 심각한 불황에 시달리던 반도체의 빈자리를 메워 주던 자동차 수출이 올 3분기엔 하락세로 돌아섰다. 우리 경제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한 것이다.

통계청의 ‘6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이 1.1%나 축소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일부 중동국가 간 분쟁으로 인한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영향이 크다.

기획재정부는 전산업 생산은 보합 수준에 있고 견고한 기반으로 수출과 제조업 중심의 경기회복 기조는 지속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시장 안정을 고려한 것이겠지만, 현장은 다르다. 국가경쟁력의 핵심 기반인 제조업의 부진은 여간 심각한 게 아니다. 국내총생산(GDP)의 약 30%를 차지하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0%대에 그치고 있다.

제조업 국내 공급 감소는 산업 부진에서 찾다. 이는 한국 경제가 위기임을 단적으로 보여 주고 있다. 한국 경제 성장 둔화의 주요 요인은 산출생산성 증가율이 점차 하락하고 있는 데 있다. 주력 산업의 성과가 10년간 크게 하락해 향후 수출을 다시 견인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나라 안팎으로 난제들이 쌓이는 때에 주요 정당이 정치 리더십을 발휘해 나라 경제와 민생을 위한 법안 마련 등에 나서는 건 너무도 당연한 책무다. 이후로도 정쟁을 접고, 정책 경쟁을 하되 정당을 초월해 머리를 맞대 지혜를 모아야 한다. 그래야만 무한경쟁의 글로벌시대에 거친 파고를 헤쳐갈 수 있는 국민 역량도 하나로 모을 수 있다. 물론 국회가 민의의 전당으로서 통합 리더십을 복원하기 위해선 다수당인 민주당의 절제와 상생을 위한 여권의 대화 노력이 긴요하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