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우리銀 9개월간 이자로만 20조 원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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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누적 이자이익 총 19조8851억 원으로 전년比 27.8% 늘어
이자이익 쏠림 현상은 여전… 비이자이익 비중 10% 내외에 그쳐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28 09:53:00

▲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의 3분기 누적 합계 이자이익은 19조8851억 원으로 전년동기(15조5630억 원) 대비 27.8% 늘어났다. 시민들이 서울 시내의 한 시장 내 식당가 앞에 설치된 은행 현금인출기(ATM)를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시중은행 3곳이 올해 9개월간 이자로만 20조 원 가까이 벌어들였다. 지난해 전체 이자이익의 80%에 육박한 규모다. 고금리 상황에서 대기업·주택담보대출을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비이자이익 비중은 여전히 낮았다. 합계 2조 원 규모로 이자이익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저금리 환경에 대비해 수익원을 새로 창출할 수 있는 비이자 부문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스카이데일리가 28일 KB국민·신한·우리은행의 3분기 실적을 확인한 결과, 이들 은행의 3분기 누적 합계 이자이익은 19조8851억 원으로 1년 전(15조5630억 원) 대비 27.8% 불어났다. KB국민(7조6486억 원) 신한(6조6045억 원) 우리(5조6320억 원) 모두 사상 최대 실적 냈다. 지난해 이자이익(25조7091억 원)의 77.3%에 달하는 만큼 연간 최대치 경신도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이 같은 성과는 대출자산이 불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들 은행의 대출 규모는 총 1021조7253억 원으로 지난해 말(942조6573억 원) 대비 약 80조 원 늘어났다. 대기업 대출(137조4107억 원)의 증가 폭이 20%로 가장 컸고 주담대 등 가계대출(462조1688억 원) 증가율도 6.9%로 높았다.

대출·이자 확대에 힘입어 이들 은행은 3분기 누적 합계 순이익 8조2517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7조7525억 원과 비교해 6.4% 늘어난 규모다. 1분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홍역을 치른 KB국민을 제외하고 신한·우리는 순이익 최대치를 1년 만에 갈아치웠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다만 고질병인 이자이익 쏠림 현상은 여전했다. 이들 은행의 1~3분기 총영업이익(22조1601억 원)에서 이자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89.7%로 90%에 가까웠다.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은 2조2750억 원으로 전체 고작 10.3% 수준이었다. 은행이 1000원 벌면 900원이 이자 부문에서 나오고 나머지 100원 정도만 비이자 부문에서 벌어들였다는 뜻이다. ‘이자 장사’ 비난 속에 은행들은 비이자이익 확대에 나섰으나 1년 전(1조7054억 원)보다 5000억 원 늘리는 데 그쳤다.

글로벌 은행과는 다른 모습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4대 은행(제이피모간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그룹·웰스파고)의 비이자이익은 1643억 달러로 총영업이익(4177억 달러)의 39.3%를 차지했다. 수수료 부문(1106억 달러)이 67.3%로 절반을 웃돌았다.

은행의 비이자수익 확대가 중요한 것은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그간 은행은 고금리를 바탕으로 대출을 내주며 이자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는데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p 내리면서 대출 성장세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융당국이 9월 들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실시하며 가계대출 억제 정책을 펴고 있는 점도 악재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예대마진에 너무 의존하기보다는 주식·보험 등 상품과 연계해 다양한 수익원을 만들어야 금리 인하 시기 생존할 수 있다”며 “정부는 은행이 다양한 부대사업에 나설 수 있도록 업종 분리가 명확한 금융기관 간 장벽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