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선 미봉인 투표 땐 선거무효… ‘4·15 부정’ 꿈도 못 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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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2016년 대선 부정 논란에 재선거
“선거 신뢰회복 위해 엄정한 기준 수사 해야”

류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8-21 21:00:01

▲ 2021년 10월 대법원 앞에서 4·15부정선거 진상 규명 집회가 열리고 있다. 스카이데일리

2020년 4월15일에 치러졌던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희대의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이며 여전히 의혹을 양산하는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의혹단계부터 단칼에 부정시비를 차단한 외국의 엄정 대응을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른바 4·15 부정선거 의혹이 우리 사회에 적잖은 파장과 갈등을 초래했지만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는 국민이 속 시원히 납득할만한 명료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데 따른 반발적 성격의 여론으로 풀이된다.

21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오스트리아와 미국 등 해외 민주주의 선진국들에서는 실제로 우편투표 도중에 발생한 선거 부정 의혹에 대해 강력하게 대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선진국이 어떻게 대처하였는지 모범 사례가 시민 사회를 중심으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우편투표의 봉투 몇 장이 제대로 봉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선거 전체를 무효화하고 다시 재선거를 실시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전국 단위 선거를 처음으로 다시 치른 나라는 오스트리아가 유일했다.

게르하르트 홀칭어 오스트리아 헌법재판소장은 “우편투표에서 70만 표 이상 부정이 있었다는 것은 재선거를 치를만한 타당한 이유가 된다”며 재선거 실시를 명령했다. 단 몇 장의 우편투표 용지의 관리 허술만으로도 선거 전체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엄정한 잣대였다.

또한 2020년에는 미국 뉴저지주 패터슨 시의회 선거의 개표 과정에서 우편투표 용지 수백 장이 한꺼번에 묶여 있는 것이 발견됐고 이를 발견한 우체국 직원들이 당국에 신고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뉴저지주 검찰은 신속한 수사를 통해 최다 득표자인 알렉스 멘데스 등 4명을 기소했으며 이들 중 2명은 투표권조차 없는 주민을 유권자로 등록시켜 대리 투표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뉴저지 고등법원은 2020년 8월19일에 “돌이킬 수 없는 부정이 확인됐다”며 재선거를 명령했다.

이상의 두 가지 사례만 보아도 유럽과 미국의 선진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사소한 부정 의혹에도 엄정한 대응을 한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단 몇 장의 우편투표 용지의 봉투가 제대로 봉인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대통령 선거 전체를 다시 치를 정도이고 우편투표 용지들이 다발로 묶여 있는 것을 개표장에 확인한 것만으로도 선거의 공정성과 신뢰도는 이미 무너졌다고 사법부가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4·15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서는 이러한 사소한 증거 및 정황들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의 위중한 단서들이 차고 넘쳤지만 제대로 된 수사는커녕 사정당국이 고의로 외면한다는 의혹마저 불거지고 있는 실정이다. 역대 최다인 120여 건의 선거무효소송이 제기되었음에도 공직선거법 제170조에 따라 선거일로부터 180일 이내에 재검표를 해야 한다는 법적 시한은 가볍게 무시됐고 시민들의 강한 비판에도 아랑 곳 하지 않고 있다.

단적으로 4·15 총선은 통합선거인명부와 실제 투표자의 인적사항과 그 수가 일치하지 않는 지역구가 유난히 많았다는 지적이 쇄도했다. 대표적으로 인천연수구을과 영등포을의 경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제출한 통합선거인명부와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인구통계가 명백하게 다른 엉터리였다는 지적이 많았다.

예를 들어 중앙선관위의 통합선거인명부에는 영등포을의 100세 이상 유권자 수가 135명으로 나타났지만 주민등록전산시스템 기준에 의하면 영등포갑과 영등포을을 모두 합쳐봐야 68명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 같은 엉터리 자료에 따르면 134세인 사람도 유권자로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뿐만 아니라 2021년 6월28일에 있었던 인천연수구을 재검표 결과에서는 2020년 4월15일 투표 당일에 집계했던 1만2948장의 투표용지보다 무려 300장이 늘어난 1만3248장의 표가 나오기까지 했다. 오스트리아와 뉴저지의 부정선거 사례보다 미미한 증거라고 할 수 있을지 많은 국민이 강한 의문을 품고 있다.

각계의 인사들과 전문가, 시민들은 4·15 부정선거 논란을 깨끗이 정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투명하고 공정한 전격 수사를 개시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선거의 공명정대함과 신뢰의 회복을 위해서 보다 엄정한 기준과 잣대로 이 사안을 다시금 살펴보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재검표에 참관했던 한 인사는 “단 몇 장의 투표용지의 부정이라도 결코 눈 감고 지나치지 않는 선진 민주 국가들의 엄정한 대처를 대한민국도 실천에 옮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류혁 기자 ryu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