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남동구갑, 손범규 국힘 후보·장석현 개혁신당 후보 마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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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직 놓고 법적 문제로 비화 조짐

김양훈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31 00:27:43

4·10 총선을 앞두고 인천 남동구갑의 손범규 국민의 힘 후보와 장석현 개혁신당 후보 간에 후보직을 두고 자칫 법적 문제로 비화 조짐이 일고 있다.

손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장 후보가 자신이 없으면 사퇴하라고 한다. 장 후보는 같은 보수는 맞다. 그러나 정당이 다르고 자신들의 길을 가고 있는데 손 후보 측에서 사퇴를 요구한다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지역 정가는 자업자득이란 소리다. 애초 국힘은 장석현 전 구청장을 경선에서 아예 배제해 탈당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신인 손범규 에만 경선 기회가 주어진 것은 지역 정치인이 올라탄 버스가 떠나고 손을 흔든 격이라는 것이다. 결과론은 손 후보가 정치의 뿌리가 없는데 원인을 제공했다며 국힘의 실수라고 분석되고 있다.

국힘을 위해 충성했던 장 전 구청장의 출마는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실례를 보여주고 있어 동정론도 일고 있다. 정치권에서 바라보는 오기 정치가 아닌 지역 정치인에게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일방적인 횡포라는 것이다.

정당의 기준으로 볼 때 양 예비후보 모두에게 약점이 있었다. 그러나 손 후보에 비해 장 후보의 약점은 명분이 있었다.

손 후보는 음주운전이고, 장 후보는 소포어시장 화재로 생업에 타격을 받는 주민에 대한 어려움을 외면하지 못해 전과가 생겼다. 특히 소래어시장 화재 후 임시어시장을 광장에 설치해 주민의 민원을 들어주었다. 이로 인해 건축법 위반으로 고소를 당했고 전과가 생겼다. 또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를 지지하는 문자를 보내 선거법으로 벌금을 받았다. 실수는 있지만 보수를 위한 충정이었다.

그 결과 형사 처벌을 받아 5년이라는 긴 야인생활을 했다. 정치 사형선고 후 법적 기간을 넘겨 정치 일선으로 복귀한 것이다. 그간 주민과 동고동락한 후보를 내치는 정치의 비정함이 국힘에서는 설 자리가 없다고 장 후보는 판단했다. 이는 탈당 소견문에도 있다. 장 후보는 또 좌절을 맞보며 누가 주민을 위해 일할 후보인지 인물론을 호소하면서 개혁신당을 선택했다. 그는 국회의원 세비도 필요없다고 한다. 오직 명예를 위해 주민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것이다.

손 후보는 음주운전이다. 국민의 생명을 하찮게 보는 자세가 아니면 음주운전을 할 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처벌을 받았다. 그런데 장 후보 사퇴를 압박하는 손 후보 지지자들이 나타나 무슨 자격으로 경선하자는지 몰염치함을 보여주었다고 한다.

개혁신당이 발칵했다. 이준석 대표도 국힘과 단일화를 하려고 창당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총선 10여 일을 남기고 지역에서 부작용이 일고 있다.

지역 정치인 장 후보는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손 후보는 정치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소양과 자질이 부족한 자격 미달 후보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지역 정치의 정상화와 남동 발전을 진정으로 원한다면 사퇴하라”며 “27일 오후 손 후보가 기업가 A 회장, 남동구 B 의원, 전 인천경영포럼 C 회장 등 3명의 인사를 연이어 보내 단일화를 촉구했다. 여론조사 경선을 요구하고 사퇴를 압박하는 무례를 범했다”고 밝혔다.

장 후보는 “단일화 요구는 중앙당 차원에서 당끼리 논의한 다음 후속 조치로 지역에서 의논하는 절차와 방식을 따라야 한다. 단일화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와 방식도 모르는 어설픔과 욕심으로 정치생태계가 혼탁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적 도리의 기본도 모르는 후보와 주변 인사들이 부화뇌동하는 모습에 실망했다”며 실제 공천 과정에서 ‘선당후사와 선민후사’로 했던 지난 행위가 묵살된 기억도 설명했다.

이어 “법적 처벌을 받은 사정에 대해 국힘 공관위가 이의신청을 받아줄 것이라고 믿었지만 소명의 기회조차 주지 않았다. 허울 좋은 시스템 공천의 희생양이 돼 탈당하고 개혁신당에 입당해 공천을 받은 후보에게 아무리 의석수가 많은 정당이라도 함부로 단일화 경선 제의를 해오는 게 정상적인 사고와 행동이냐”고 날을 세웠다.

장 후보는 손 후보 캠프 인사들의 오만하고 무례한 행태를 비판했다. “손 후보는 남동갑에 연고가 없다. 유정복 시장 후보 캠프의 대변인과 홍보특보를 맡아 인천에서 1년6개월 정도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국힘 당원으로 가입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다. 인천과 남동의 실정을 잘 몰라 주민의 요구를 반영하는 정치를 잘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손 후보가 국힘 경선 과정에서 중복 투표 유도로 부정 선거를 저질러 선관위에서 서면 경고를 받은 바 있다. 한 시민에 의해 출판물 허위 경력을 기재한 혐의로 2월 경찰에 고발된 사건도 있다. 2월24일 육군학사장교총동문회 인천부천지구회가 지지 선언을 했다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하고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기사 링크를 배포한 사안과 관련 또 다른 시민에 의해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 공표죄로 27일 남동경찰서에 고발 접수된 사건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운동 과정에서 수시로 선거법을 어기는 후보가 엄격한 태도로 입법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손 후보의 사퇴만이 남동의 변화를 바라는 남동 주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김양훈 기자 y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