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계·기업·정부는 무조건 빚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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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부채 6000조 원으로 GDP의 2.5배 심각
한은 금융보고서 “연체율 상승해” 우려
국가채무 관리 위한 재정준칙 마련 시급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6-28 00:02:02

경제주체인 가계·기업·정부는 빚 줄이기에 비상한 각오로 임해야겠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작년 말 한국의 총부채 규모는 6000조 원에 이른다. 가계부채는 2218조3581억 원, 기업부채는 2703조3842억 원, 정부부채는 1035조2149억 원 등으로 각각 나타났다.

심각한 건 민간 부문 부채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설상가상 고금리 상황이 계속되면서 가계와 기업의 연체율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민간 부채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두 배를 넘어선 지 오래고 정부 부채까지 합하면 GDP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발표된 한국은행의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는 좀 더 구체적이다. 작년 말 매크로 레버리지(명목 GDP 대비 가계·기업·정부 부채 비율)는 251.3%로 조사됐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되면서 대출이 급속도로 증가한 2020년 말 242.7%에서 2022년 말 251.2%까지 뛰었고 지난해에도 소폭 증가했다.

높은 금리는 아킬레스건이다. 장기간 고금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부채가 늘면서 연체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2021년 말 0.52% 수준이었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86%까지 상승하더니 올해 1분기에는 0.98%까지 올랐다.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기업 대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2020년 말 0.71%였던 기업 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1.64%로 오른 뒤 올해 1분기엔 2.31%까지 치솟았다.

이렇다 보니 올해 가계·기업·정부 부채를 모두 더한 한국의 총 부채 규모가 사상 처음 600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우려된다. GDP 대비 총부채 비율이 확대된 국가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한국이 유일하다.

재정건전성이 심각하게 악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국가채무+비영리공공기관 부채·D2)이 2021년에 이미 50%를 처음 넘었고 2029년에는 6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재정점검보고서’에서 한국과 미국·일본 등을 포함한 경제 선진 37개국의 2015년∼2029년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 등을 자체 추정해 내놨다. 한국의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은 2015년 40.8%였으나, 2019년 42.1%에서 코로나19 때인 2020년 48.7%로 급등했다. 이어 2021년에는 51.3%를 기록하며 처음 50%를 넘었고, 2023년에 56.6%, 2029년에는 59.4%에 이르러 60%에 육박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실이 이러한데도 정치권은 온갖 개발을 명목으로 선심성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경제의 먹구름은 언제 걷힐지 모른다. 어떤 유형의 부채든지 경제주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경기 회복 못지않게 빚 줄이기에 힘써야 할 때다. 나랏빚은 미래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일이다.

정부와 국회는 가계빚 경감 대책은 물론 국가채무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재정준칙’을 속히 마련해야 한다. 국가채무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50% 이하로 유지하고,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GDP 대비 3% 이하로 묶어 재정건전화 마지노선을 유지하길 촉구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