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선 8기 후반기 ‘지방자치 선진화’로 가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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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3개 중 104곳은 지방세로 월급 충당 불가능
행안부 통합재정수지 18조6000억 원 적자 예상
지방정부의 입법권·과세권 등 자율권 확장해야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1 00:02:02

세계화·지방화는 시대 흐름이다. 1991년 지방의회 부활·1995년 단체장 직선제가 되면서 지방자치 시대가 도래했다. 우리 지방자치는 다수 단체장의 위민 행정 실천과 지방의원들이 입법 활동·예산심의·행정사무 감사 등에 힘써 ‘동네 일꾼’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했다.

1일 민선 8기 지방자치가 후반기에 들어섰다. 그런데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 전국 243개 지방자치단체(17개 시·도와 226개 시·군·구 합계) 예상 적자가 18조6000억 원이고, 지자체 중 104곳은 지방세로 월급 충당도 못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의 ‘2024년도 지자체 예산 및 기금 개요’에 따르면 올해 지자체의 통합재정수입은 전년 대비 0.5% 늘어난 287조2609억 원이다. 통합재정지출은 305조85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했다.

이에 따라 올해 통합재정수지는 18조6000억 원의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지난해 지자체 통합재정수지는 14조8292억 원 적자로 예상됐지만, 실제로는 그 두 배를 훌쩍 넘는 35조4396억 원의 적자가 발생했다. 지방재정 총계 규모 중 지방세 비중은 25.5%에 그친다. 이렇다 보니 지방세로 인건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지자체가 수두룩한 것이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잖다. 현행 헌법은 중앙정부의 역할과 권한을 과도하게 규정해 중앙정부의 비대화를 초래한 반면 지자체를 중앙정부의 하급 기관화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따라서 국가균형발전을 위해선 중앙정부와 지자체 모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제도와 법률 등을 정비해야 한다. 필수적인 것 중 하나는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일이다.

하지만 우리의 지자체 재정자립도는 열악하기 그지없다. 지자체 재정자립도(2023년 말)는 전국 평균 48.6%에 그친다. 이는 작년 50.1% 대비 1.5%p 줄어든 수치다. 서울 평균이 77.6%로 가장 높았고, 전남 평균이 27.7%로 가장 낮다. 지자체 세입 중 자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원의 비중인 재정자주도는 전국 평균이 70.9%로, 1년 전(74.1%)에 비해 3.2%p 감소했다.

지방자치 활성화를 위해선 중앙정부와 국회의 역할이 뒷받침돼야 한다. 헌법에 지방정부의 과세권을 넣어 주고 각 지자체에 조세 책정에 대한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 지방재정의 자율성과 책임성이 확보되어야 이를 통해 지역마다 자율성을 지녀 특색 있고 실질적인 지역발전에 도움이 될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생기게 된다.

입법권의 확장 또한 필요부가결하다. 현재는 지자체 조례는 법령의 범위 내에서 제정되고 있고, 법령은 국회와 중앙정부가 세세한 부분까지 규정하는 체제이다. 그러니 지방정부는 결국 중앙정부의 하부기관의 역할밖에 할 수 없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광역의회에 광역 법률 제정권이 주어져야 한다.

물론 각 지방행정을 책임지는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주어진 책무를 다해야 한다. 일부 단체장들이 지역 토호들 및 선거 캠프 인사들과 ‘짬짜미’해 암암리에 이권 개입과 공정성이 결여된 인사를 행하는 등 비위가 적지 않다. 특히 다수 지방의회 의원의 윤리도덕성 역시 평균 이하다. 의장단의 나눠먹기 자리다툼·거짓말·도박·부패 비리·성매매 및 유사성행위 의혹 등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의원이 끊이지 않는다. 지방의원들의 ‘외유성 연수 기간 추태’는 다반사다. 주민을 위해 집행부를 상대로 정책과 예산 등을 꼼꼼하게 세우고 감시해야 할 지방의원이 오히려 주민의 원성을 사고 있는 현실이다.

한 세대가 지난 지금 성숙해야 할 지방자치가 분노와 자괴의 동의어가 돼선 안 되겠다. 중앙정부와 국회·지자체가 함께 풀뿌리민주주의의 꽃인 지방자치 선진화를 위해 힘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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