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네이버웹툰 美 상장 계기 K콘텐츠 도약 기대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사설

웹툰엔터테인먼트 나스닥에 23달러 흥행 마감
종주국 한국이 글로벌 웹툰 표준으로 성장 가능성
민·관 협력으로 콘텐츠 4대 강국 목표 이루길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7-01 00:02:01

네이버웹툰의 모회사 웹툰엔터테인먼트(웹툰엔터) 미국 나스닥 상장으로 글로벌 시장을 향한 K콘텐츠의 문이 활짝 열렸다. 최근 웹툰엔터는 기업공개(IPO)에 앞서 진행한 공모에서 공모가가 희망범위 최상단인 21달러로 결정됐고, 거래 첫날 주가가 9.5% 뛰어 2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한국의 웹툰과 K콘텐츠가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것이 증명됐다.

한국 콘텐츠 기업이 뉴욕 나스닥에 상장한 것은 웹툰엔터가 처음이다. 웹툰엔터는 이번 상장 과정에서 보통주 1500만 주를 신주로 발행했으며, 공모가를 적용하면 3억1500만 달러(약 4400억 원)를 조달했다. 상장 후 기업가치는 약 4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된다.

네이버웹툰의 본사인 웹툰엔터는 2016년 미국에 설립된 회사다. 현재 150개국에서 웹툰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 1분기 기준 월간활성이용자(MAU) 수가 약 1억7000만 명에 달한다. 또 콘텐츠 5500만 개, 작품을 제공하는 작가(크리에이터)는 24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2억8300만 달러(약 1조7700억 원)로 기록됐다.

네이버웹툰의 성공은 한국이 웹툰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한 것이며 동시에 웹툰의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확인시켜 준 것이다. 사실 웹툰 콘텐츠의 바탕이 되는 ‘만화’의 원조는 일본의 ‘망가’로 알려져 있는 만큼 이는 세계 만화 역사에서 획기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일본의 ‘망가’ 산업이 한국 웹툰의 등장으로 빛을 잃어 가고 있다는 평가는 이미 나와 있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22년 12월 일본 망가(종이 만화) 출판 시장 규모가 약 19억 달러로 전년 대비 2.3% 감소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코노미스트는 당시 전 세계 웹툰 시장 규모가 망가의 약 2배인 37억 달러라고 평가했다.

한국이 웹툰의 종주국으로 올라선 것은 디지털문화에 발 빠르게 부응한 것이 신의 한수로 꼽힌다. 즉 일본·미국의 만화가 옆으로 넘기는 전자만화책 수준에 머물러 있는 사이 한국은 세로가 긴 스마트폰에 적합하도록 세로 스크롤 방식을 채택했던 것이다.

또 네이버웹툰은 아이디어와 실력만 있으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창작자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국내 웹툰 기업들이 글로벌시장을 장악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세계 5대 웹툰 플랫폼 업체 중 4개가 한국 기업이라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세계 웹툰 시장 규모는 2030년에는 600억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 웹툰 수출 규모는 2022년 1억 달러를 돌파했다. 현재 웹툰 시장은 블루오션이다. 또한 웹툰은 그 자체뿐 아니라 다른 장르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신과 함께’ ‘사냥개들’ ‘콘크리트 유토피아’ 등 상당수 웹툰이 영화로 제작됐다. 이 영화들은 극장가를 비롯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히트하며 무한한 확장 가능성을 보여 줬다. 특히 넷플릭스 드라마로 인기를 얻은 ‘오징어 게임’이나 K팝 그룹 ‘BTS’(방탄소년단)처럼 혁신을 앞세운 마케팅이 웹툰 시장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 망가와 비교되는 네이버웹툰의 성공적 흥행은 앞으로 K콘텐츠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암시한다. 김준구 웹툰엔터 창업자 겸 CEO는 “보다 많은 인재를 확보하고 지속적인 새로운 콘텐츠 포맷이라든가 실험 등을 하는 데 가장 많은 비용을 소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창의성 있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민간 기업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도 필요하다. 2027년까지 정책금융 5조 원을 투입해 콘텐츠 4대 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정부의 약속에 기대를 건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