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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 주가가 비교적 주춤했다. 기업 밸류업 기대 등에 힘입어 상반기 10% 이상 오르긴 했으나 20~40% 치솟은 다른 은행주보다는 저조했다. 증권·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갖추지 못한 게 발목을 잡았다. 기회는 왔다.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한 데 이어 동양생명·ABL생명 매입도 코앞에 뒀다.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을 통해 주가가 급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우리금융지주 주가는 1만4690원으로 작년 말(1만3000) 대비 13.0%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5.4%)을 두 배 이상 웃돌긴 했으나 KB금융(45.1%)·신한금융(19.9%)·하나금융(39.9%) 등 주요 금융지주와 비교해서는 현저히 낮았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부터 선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우리은행의 H지수 ELS 판매 잔액은 413억 원으로 KB국민(7조8458억 원)·신한(2조3701억 원)·하나(2조1782억 원)보다 적었다. ELS 보상 관련 충당부채 인식 규모도 75억 원 수준이었다.
악재를 피했음에도 주가가 비교적 저조했던 것은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갖추지 못한 지배구조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은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보험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지 않다. 계열사는 우리카드(카드)·우리캐피탈(캐피탈)·우리종합금융(종금사)·우리저축은행(저축은행) 등이다.
이렇다 보니 은행 의존도는 높다. 은행 하나로 그룹 전체가 좌지우지된다는 얘기다. 우리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7920억 원으로 전체 94.4%를 차지했다. 은행 손익 비중이 90% 이하인 KB금융(35.5%)·신한금융(68.9%)·하나금융(81.2%)과 대조적이다. 1분기 우리은행이 충당금(1869억 원)을 1년 전보다 134.4% 확대하자 우리금융 순이익(8389억 원)은 11.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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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윤수진 기자] ⓒ스카이데일리 |
우리금융은 보험사 인수합병(M&A)에 나서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5월 초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한 것에 이은 두 번째 비은행 M&A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최근 중국 다자보험그룹 등으로부터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패키지로 인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최종 가격 산정 절차에 들어간 뒤 3분기 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을 예정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롯데손해보험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진행 중인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추진과 관련한 내용은 향후 구체적인 내용이 결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말했다.
동양생명·ABL생명의 규모가 크다는 게 기대 요인으로 다가온다. 3월 말 동양생명의 자산 규모는 32조4017억 원, ABL생명은 17조5309억 원이다. 단순 합산하면 49조9325억 원이다. 이는 삼성생명·교보생명·한화생명·신한라이프생명·NH농협생명에 이어 여섯 번째로 큰 규모다.
순이익으로는 금융지주 3위도 가능하다. 동양생명·ABL생명은 1분기 각각 827억·79억 원을 거뒀다. 우리금융 1분기 순이익에 합산하면 규모는 9295억 원으로 하나금융(1조416억 원)에 턱밑까지 좁혀진다. 은행 순이익 비중도 80%대로 내려간다. 8월 한국포스증권과 우리종합금융이 합병해 출범하는 우리투자증권까지 등장하면 자산·손익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는 인수 가격만 괜찮다면 생보사 M&A가 성장의 기회로 다가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인수 희망가는 목표 보통주자본비율(CET1) 비율 12%를 전제로 했을 때 3조 원 중반이 상한선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인수가가 3조 원대 초반이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9배, 경영권 프리미엄 50% 가정 시 0.5배 수준이고 시장점유율이나 시장금리 레벨의 변화 등을 감안했을 때 이는 과도한 가격이 아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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