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이념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 김 관장은 자신에 대해 친일 의미의 뉴라이트가 아니라고 부인했고 대통령실도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야권·독립운동가 단체는 김 관장 사퇴를 촉구하며 광복절 기념식 불참으로 압박 중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김 관장에 대해 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지 안다”며 “김 관장도 적극적으로 논란을 해명했고 독립운동가를 선양해왔고 존경·존중하며 가슴 속에 담고 미래를 위해 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밝혔다”고 말했다. 또 “당에선 특별한 문제 제기가 나오지 않았다. 정쟁화도 바람직하지 않아 생각하며 (국민의힘은 김 관장 인선을) 전체적으로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야권은 김 관장이 친일사학의 뉴라이트라고 주장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6당은 12일 국회에 김 관장 인선 규탄 및 임명 철회 촉구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들은 결의안에서 “윤석열정부가 임시정부 역사를 부정하고 친일파 인물을 옹호하는 김형석 재단법인 대한민국역사와미래 이사장을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한 건 독립기념관 설립 취지에 정신으로 배치된다”고 했다.
박찬대 민주당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도 13일 국회 정책조정회의에서 “(정부가) 뉴라이트 계열 식민지 근대화론자들을 각종 기관장에 임명하며 금도를 넘어서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출신인 우원식 국회의장도 같은 날 성명에서 대통령의 결자해지를 촉구했다.
야6당은 15일 정부 주최 광복절 기념식 불참도 검토 중이다.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 등 다수 독립운동가 단체도 이에 동조 중이다. 한 때 윤 대통령 멘토였던 이종찬 광복회장도 김 관장 인선을 규탄하며 불참을 예고했다.
개혁신당은 정부 주최 기념식에 참석한다는 방침이지만 윤석열정부에 비판적이긴 마찬가지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1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관장보다 농도 짙은 분들이 지금 용산에 더 많다. 100배 정도 되는 분들”이라며 “뉴라이트라는 분들은 (보수 진영에서의) 뿌리가 약해 역사 문제밖에 건드릴 게 없으니 세게 나오는 분들이다. 보수가 왜 이분들 말에 그렇게 쫓아다니나”고 했다.
또 이 회장에 대해 “(아들인) 이철호 교수가 윤석열과 붕우라고 소문나기도 했고 원래 되게 우호적 원로로서 지지하던 분이다. 이상하다고 했던 부분이 (정부의 육군사관학교) 홍범도 흉상 이전”이라며 “이 회장은 자신이 윤 대통령을 만드는 데 멘토 비슷한 역할을 했는데 어떻게 흉상을 이전하면서 뒤통수 칠 수 있냐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대통령실은 김 관장을 통한 건국절 제정 추진 의혹을 부인하며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부·대통령실은 건국절을 언급한 적 없고 추진하려 한 적도 없다”고 했다. 대한민국 건국은 1919년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및 1948년 정부 수립 후 산업화·민주화를 거쳐 이어진 과정으로서 특정 시점을 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뉴라이트 등은 1948년 건국론을 주장 중이다.
김 관장도 자신은 일제 식민지배 옹호 의미의 뉴라이트는 아니라며 수습에 나섰다. 그는 13일 용산 서울지방보훈청 기자회견에서 “(1948년 건국절 제정을) 반대한다. 1948년 정부 수립보다 1945년 해방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또 ‘대한민국 건국은 1919년 임시정부 수립으로 시작돼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완성됐다’는 신용하 서울대 명예교수 주장을 인용하며 “제 견해도 꼭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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