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쉰다’ 청년 44만 명… 75%는 “일할 생각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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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동향 분석… 청년층‘쉬었음’ 비중 5% 넘어
구직활동 안한 이유 1위 ‘원하는 일자리 없어서’

최영호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18 12:20:12

▲ 서울 시내 한 취업 준비 학원에서 취업 준비생이 학습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다’는 청년층(15∼29세)의 수가 7월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들 중 대다수인 75%는 일하기를 원치 않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 가운데 ‘쉬었음’으로 분류된 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4만2000명 증가한 44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를 넘어서며 같은 달 기준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쉬었음’ 인구는 취업자나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 없이 단순히 쉬고 싶은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이들은 직장을 구하거나 취업할 의지가 없는 상태로 분류된다.

7월 쉬었음 청년은 2013∼2017년 20만명대였으나 2018년 30만명을 넘어섰다. 계속 늘어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44만1000명까지 증가했다가 2022년 36만1000명으로 줄었으나 작년(40만2000명)부터 다시 증가세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도 많은 수준이다. 지난달 40대 쉬었음 인구는 28만4000명으로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적었고 30대도 28만8000명으로 나타났다. 50대는 39만4000명을 기록했다.

청년층 인구는 줄어드는데 쉬는 청년은 늘면서 그 비중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7월 기준으로 청년층 인구 815만 명 가운데 5.4%가 ‘쉬었음’ 상태로 나타났으며 이는 7월 기준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청년층의 ‘쉬었음’ 비중은 2019년 4.1%에서 2020년 5.0%로 증가한 이후 2022년에는 4.2%로 감소했으나 작년(4.8%)부터 늘더니 올해 다시 5%대로 진입했다.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MD)를 분석해보니 쉬는 청년은 단순히 양적으로 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할 의사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쉬었음 청년(44만3000명) 가운데 일하기를 원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한 이들은 33만5000명에 달했다. 75.6%가 구직 의사가 없었다는 뜻이다.

나머지 일하기를 원했던 쉬었음 청년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찾지 않은 이유를 조사해보니 ‘원하는 일자리가 없을 것 같다’는 답변이 가장 많이 나왔다. 취업을 원했던 쉬었음 청년 가운데 42.9%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이유로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를 꼽았다. 이어 ‘이전에 찾아보았지만 일거리가 없었기 때문에(18.7%)’ ‘교육·기술 경험이 부족해서(13.4%)’ ‘근처에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11.1%)’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