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실리콘 패드’ 부착… 시작부터 “예산 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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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통공사, 스테인리스 좌석 ‘미끄럽다’ 민원에 방지 패드 부착
“오래 쓰면 위생상 안 좋을 듯”… 벌써부터 예산 낭비 지적 쏟아져
실리콘 패드 1000원이라 치면 1~8호선 적용 시 17억 원 쓰일 전망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1 12:35:33

서울교통공사가 스테인리스 의자에 실리콘 패드를 부착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사업 시행 이전부터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21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공사가 이달 중 스테인리스 좌석에 부착할 예정인 실리콘 패드를 두고 비판적인 여론이 생기는 모양새다.

누리꾼 일부는 실리콘 패드에 대해 “먼지 끼이고 위생상 안 좋을 것 같다” “겨울철 의류 보풀 생길 것 같다” “불편한 사람의 한 민원 때문에 이렇게까지 예산 낭비” “앉아있어서 넘어지는 것도 아닌데 굳이” “패드가 뜯어지는 등 관리해야 될 거리들을 일부러 늘리는 이유가 궁금하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공사는 20일 ‘미끄럽다’는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지하철 스테인리스 소재 의자 일부에 실리콘 소재의 미끄럼방지 패드를 붙이겠다고 밝혔다.

이달 중 지하철 1호선 전동차 159칸 중 1칸을 대상으로 이같은 시범사업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2003년 대구 지하철 참사 이후 서울지하철 전동차 의자는 불연소재인 스테인리스로 교체됐는데, 소재 특성상 앉아있는 일부 승객의 자세에 따라 미끄러지는 문제가 발생해왔다.

그런데 시범사업이 아직 시행되지 않았음에도 벌써부터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오류동역에서 금정역까지 출퇴근하는 직장인 오모씨는 “스테인리스 의자가 미끄럽긴 한데 굳이 큰 돈을 들여 실리콘패드까지 붙여야 하나 싶다”며 “안전상의 이유라면 스테인리스 의자에서 미끄러져서 발생하는 사고보다 전동차 발끼임이나 혼잡한 출퇴근 시간에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더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전동차 한 량당 좌석 수는 7인석 기준 총 54개(일반석 42개+노약자석 12개)다. 10량인 1·2·3·4호선의 경우 전동차 내 좌석 개수는 540개가 되는 셈이다.

5·6·7호선은 8량, 8호선은 6량인 점을 감안해 각 호선당 량 수를 평균하면 1~8호선 전동차는 평균 8.75량이다. 여기에 서울시 1~8호선 전동차 개수(3551대)를 곱하면 약 3만1000량이 된다. 량당 좌석이 54개이므로 1~8호선 좌석 수를 추산하면 약 168만 석으로 계산된다.

가령 내열 실리콘 패드가 개당 1000원이라고만 해도 실리콘 패드 부착 사업이 1~8호선으로 확대되면 16억7800만 원의 예산이 드는 셈이다.

한편 공사는 시범사업 이후 미끄럼방지 패드에 대한 시민 의견을 듣고 효과성을 검토해 확대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