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범위 싸고 막판 여야 이견… 간호법 통과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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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이견 보이며 8월 간호법 국회 통과 불확실
보건의료노조 쟁의 투표 91% 찬성 29일 총파업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8-26 11:47:52

▲ 대한간호협회 탁영란 회장(오른쪽)이 20일 서울 중구 장충동 협회 서울연수원에서 의사집단 행동에 따른 간호사 법적 문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 대란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21대 국회에서 여야 모두 당론으로 처리하기로 했던 '간호법'이 난항을 겪고 있다. 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로 불리는 진료 지원 간호사를 합법화하자는 데 여야 이견은 없다. 하지만 이들의 ‘직무 범위’를 놓고 견해차를 보이고 있어서다. 간호법은 보건 복지위 법안 심사위 문턱을 넘지 못해 28일 본회의 통과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26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법안심사 1소위원회를 열고 간호법 제정안을 논의했지만 PA 간호사 업무 범위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계속 심사하기로 했다.

정부는 여야가 각각 발의한 간호법을 반영해 PA 간호사 업무 범위를 임상경력 등을 고려해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는 내용의 수정안을 냈다.

복지부 수정의견(안)은 제13조1항에서 ‘간호사는 의료법 제27조에도 불구하고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진료 및 치료행위에 관한 의사의 전문적인 판단이 있은 뒤 일반적 지도와 위임에 근거하여 진료지원에 관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같은 조항 제3항에서는 ‘제1항에 따른 진료지원업무의 구체적인 범위와 한계는 전문간호사 자격 보유 여부, 임상경력 및 교육과정 이수 등을 고려하여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밝혔다.

야당은 수정안에 대해 PA 간호사의 직업 안정성과 법적 안정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복지위 야당 관계자는 “진료전담 간호사가 무엇이고, 어떻게 될 수 있는지 등을 어느 정도 구체화하고 난 후에 자세한 부분을 위임해야지 포괄적으로 복지부령으로 정하겠다는 것은 정부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열어두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 관계자는 “현장에서 어떤 일이 생길지 일일이 알 수 없기 때문에 시행규칙으로 정하자는 것”이라고 맞섰다.

시행규칙은 법률이나 법률에 따라 제정된 명령을 실제로 어떻게 집행할지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정하는 규정이다. 법률이나 시행령과 달리 주로 행정기관의 내부 규정이기 때문에 입법 과정없이 제정 및 수정될 수 있다.

또한 여당은 간호조무사 시험 응시 학력 기준을 기존 특성화고와 학원뿐 아니라 전문대 출신까지로 확대하자는 입장이지만 야당은 반대하고 있다.

복지부는 “간호사들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현장 의견을 추가로 듣고 수정안을 만들어 여야 간사와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간호계는 의료기관이 PA 간호사를 부족한 의사 인력을 메우는 데 무작정 동원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간호법 제정으로 PA 간호사에게 별도의 자격을 부여하고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간호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2월부터 시행한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지침은 일반간호사를 PA 간호사로 전환할 때 3년 이상의 임상 경력 보유자로 한정할 것을 권고했지만 현장에서 지켜지지 않았다”며 “환자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서 PA 간호사 자격과 업무범위를 명확히 하고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간호법은 간호사가 의사 업무를 대신할 수 있게 해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의협은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해 31일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대정부 투쟁을 강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