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부동산업계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이 서민 금융업의 대형 적자로 이어지면서 연쇄 도산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금융권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전국 1284개 새마을금고는 올해 상반기 1조2019억 원의 순손실을 냈다. 전년 동기(-1236억 원)와 비교해 적자폭이 열 배가량 크다. 반기 실적 기준으로는 1963년 창립 이래 최대 적자다. 새마을금고는 올 들어 1조3986억 원의 충당금을 새로 쌓았다. 연체율도 6월 말 7.24%로 상승했다.
신용협동조합(신협)과 수산업협동조합(수협) 등도 마찬가지다. 신협은 올 상반기 3375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669억 원) 대비 적자가 다섯 배 이상 급증했다. 수협의 올 상반기 순손실은 1586억 원으로 전년 동기(+134억 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신협은 1960년 설립된 이후 최대 적자를 냈고, 수협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6년 이후 손실 규모가 가장 크다.
풀뿌리 서민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와 신협·수협 등 상호금융조합·저축은행 등이 ‘적자 늪’에 빠진 이유는 PF 부실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가계대출보다 수익률이 높은 PF 대출에 몰두하다가 건설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문제는 이들의 부실이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되면서 ‘대출 절벽’이 지속되리라는 분석이다. ‘부실 딱지’가 붙은 단위조합(금고)이 속출할 수 있다는 예측이 이와 같은 분석을 뒷받침하고 있다. 적자 조합(금고) 수는 작년부터 대폭 늘어났다. 새마을금고의 지난해 말 기준 적자 금고 수(431곳)는 전년(45곳) 대비 열 배 가까이 불어났다. 신협의 적자 조합 수도 2022년 42곳에서 작년 말 275곳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수협(4곳→28곳)·산림조합(8곳→31곳)·농협(16곳→18곳)도 비슷한 상황이다.
당국과 서민금융업계의 대책이 요청된다. 우선 건전성이 극도로 악화된 일부 단위조합(금고)들은 강제 합병을 통해 건전성 제고에 나서야 한다. 올해 상호금융이 투자한 상당수 PF 사업장은 연체 상태로 전환된 상황이다. 금융사들이 금융당국의 지침에 따라 대출만기 연장에 들어가지 않으면서다. 금융당국이 더 많은 충당금을 쌓도록 압박하면서 적자 폭이 커진 측면이 있기에 정책 전환을 통해 적자 폭 감소에 나서길 바란다.
PF 부실의 최소화를 위해선 건설사와 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건설사는 PF 사업 여부를 결정할 때 사업성과 리스크를 판단하는 ‘검증 기준’을 높여야 한다. 리스크를 수치로 계량화해서 감당할 수 있는지의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는 데 힘써야 한다. 지급보증 규모와 사업성을 재검토한 뒤 PF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되면 선제적으로 포기하는 게 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다.
당국은 규제완화를 통해 부동산시장 정상화에 힘써야 한다. 시장이 살아나면 PF 부실 문제도 자연스럽게 풀리기 때문이다. 물론 금리가 여전히 높고 경기가 위축돼 있는 상황이라 소비자를 끌어들이기엔 역부족이다. 따라서 윤석열정부는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금융감독원 등 범정부 차원의 모니터링을 통해 리스크 요인을 줄여야 한다. 높은 PF 연체율이 금융 부실과 경제위기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예방 정책이 긴요하다.
회생 불가능한 부실기업들은 시장에 의해 정리되도록 해야 한다. 다만 정부는 부동산 PF 문제가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금융안전망을 촘촘히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장기적으로 PF 대출이 건설사의 보증이 아니라 원래 프로젝트로부터 발생하는 사업성을 평가해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로 바뀌도록 제도 개선에 힘쓰길 촉구한다. 또한 당국은 부동산 PF 부실이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위기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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