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 유입된 돈 2882조 원… 10년새 2배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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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비중 익스포저 절반 육박
野 “금리 인하로 급증 위험” 경고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0-13 14:07:35

▲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최근 10년 동안 2배 가까이 증가해 2천90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 동안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두 배 가까이 증가해 2900조 원에 육박했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란 금융기관이 부동산 관련 대출이나 투자에 노출된 금액을 의미한다. 가계여신과 기업여신을 포함한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가 늘어나면 금융시장이 부동산 경기 변동에 더 크게 영향을 받게 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은 13일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뒤 올해 상반기 기준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2881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말의 2837조6000억 원에서 44조3000억 원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115.9%에 해당하는 규모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는 부동산 담보 대출을 포함한 가계여신‧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 기업여신‧부동산 펀드와 리츠(REITs) 같은 금융투자상품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 익스포저는 2015년 말 1443조 5000억 원에서 시작해 매년 증가해왔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10년 동안 거의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2019년 말 2047조5000억 원으로 2000조 원을 넘어선 이후 2020년 말에는 2265조 9000억 원‧2021년 말에는 2540조 8,000억 원‧2022년 말에는 2736조1000억 원으로 지속해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중에서도 가계여신의 비중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가계여신은 개인이 주택을 구입하거나 부동산을 담보로 대출받은 금액을 말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가계여신은 1424조 7000억 원으로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중 49.4%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약 20조7000억 원이 증가한 수치다.

가계여신 비중은 2015년 말 55.3%에서 2022년 말 48.2%까지 매년 감소했으나 지난해 말 49.0%로 반등한 후 올해 상반기 다시 증가했다. 특히 가계여신 중 부동산담보 대출 비중도 2015년 말 71.4%에서 올해 상반기 말 50.7%로 소폭 반등했다. 이는 최근 주택 거래 증가와 함께 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영향으로 앞으로 이 비중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기업여신의 비중은 최근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기업여신은 부동산 개발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을 포함하는데 2015년 말 전체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3%였던 것이 2022년 말 39.9%까지 증가했다가 지난해 말에는 38.2%로 소폭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는 기업여신이 1085조6000억 원으로 전체 익스포저 중 37.7%를 차지하고 있다.

기업여신은 부동산 개발과 같은 프로젝트성 대출이 많아 부동산 경기 변동에 민감하다. 최근 몇 년간 기업여신이 증가한 이유는 대규모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가 활발히 진행되었기 때문인데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 이들 프로젝트의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어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가 급증하면서 금융 시스템에 대한 위험 관리의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차 의원은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의 급증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간의 전이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거나 대출을 취급한 금융기관이 부실화할 경우 시스템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금리 인하는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가계여신과 기업여신 증가를 부추길 수 있으며 가계부채와 PF 부실 문제 역시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러한 익스포저 증가가 금융시장에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차 의원은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금융기관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해졌다”며 “정부와 금융기관은 부동산 시장의 위험 요소에 대해 더욱 면밀한 대책을 마련하고 금융 시스템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